▲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외국계 증권사들은 어떻게 볼까?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공개한 데 대해 외국계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분석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가 최악은 지났다는 ‘낙관론’과 여전히 스마트폰사업이 의문이라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 올리는 외국계 증권사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8일 2014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자 해외 투자기관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CIMB증권은 145만 원에서 155만 원으로, 노무라증권은 160만 원에서 165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맥쿼리(140만 원)와 HSBC(145만 원)도 목표주가를 160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도훈 CIM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우리 예상치를 19% 웃도는 수준”이라며 “환율 효과라기보다 스마트폰사업을 맡는 IT모바일(IM)부문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 전략 재구축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판단한다”며 “삼성전자는 모바일AP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스마트폰사업의 현금 유입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W. 정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은 비용관리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IM부문에 대한 엄격한 지출관리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 실적 하락세가 멈췄다”며 “여기에 갤럭시노트4 출시와 메모리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증가가 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반도체사업의 호황이 지속되고 스마트폰사업의 회복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상향 러시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실적발표 후 리포트를 낸 17개 국내 증권사 중 KTB투자증권과 BS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네 곳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 실적낙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이어져
몇몇 외국계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통과했다고 기뻐하기 이르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환율 효과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반등한 것일 뿐 주력인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이치증권과 UBS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리지 않고 각각 153만 원과 140만 원을 유지했다.
도이치증권은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환율과 비용관리 덕분”이라며 “D램 수요가 예상보다 낮았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들었지만 원화 약세 덕분에 실적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1020원 대였던 원-달러 평균 환율은 4분기 1080원 대로 크게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이끈 반도체사업의 경우 결제가 주로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번에 깜짝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UBS증권은 올해 출시될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이 부진했다며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스마트폰사업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제품 및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우수한 재무적 탄력성이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영업이익률이 계속 10% 미만 수준에 머무를 경우 신용등급 하향조정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강등한 적이 있다. 당시 강등의 근거는 모바일부문의 수익성 악화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