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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안트로젠 줄기세포 치료제로 블록버스터 희망 품다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4-04 16: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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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안트로젠 대표가 신약개발 예행연습을 끝내고 '본게임'에 들어간다.

그동안 이 대표의 지휘 아래 개발된 신약은 2개나 되는데 모두 연간 매출이 2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성구, 안트로젠 줄기세포 치료제로 블록버스터 희망 품다
▲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

하지만 지금 개발하고 있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수도 있다. 

4일 안트로젠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줄기세포치료제 ‘ALLO-ASC-DFU’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10월 임상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시판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미국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인정받아 임상1상과 임상2a상을 건너뛰고 바로 임상2b상 진입을 허가받았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이름처럼 당뇨병 환자의 발에 궤양이 생기는 병이다. 심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데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ALLO-ASC-DFU는 주사제가 아닌 궤양부위에 붙이는 형태다. 반창고처럼 상처에 붙이면 시트에 함유된 살아있는 줄기세포가 혈관과 피부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다. 

줄기세포 최초의 첩부형 치료제라는 점에서 시술없이 외래진료를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치료속도도 빨라 중증궤양을 제외하고는 3주에서 5주면 치료할 수 있다.

ALLO-ASC-DFU가 시판에 성공하면 이성구 대표에게는 개발을 이끈 3번째 신약이 된다. 

이 대표는 부광약품에서 2004년부터 9년간 CEO를 역임했다. 안트로젠은 상무 시절 부광약품의 성장동력을 위해 만든 자회사다. 이 대표가 두 회사 CEO를 겸임하다가 2013년 부광약품이 오너경영체제로 바꾸면서 안트로젠 대표만 맡고 있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부광약품에 입사한 뒤로 30년 동안 신약개발에만 매진해왔다. 

2006년에는 국산 신약 11호로 등재된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를 개발해 이듬해 '대한민국 신약 개발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출시할 때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약물 독성 부작용 등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퇴출돼 처방률이 낮다.

이 대표는 안트로젠에서도 세계 3번째 줄기세포 치료제인 큐피스템 개발에 성공해 2014년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아직 매출은 지난해 기준 17억원 정도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희귀병인 데다 아직 처방해본 의사만 처방을 하고 있다보니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ALLO-ASC-DFU는 개발만 성공한다면 시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안트로젠은 2017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수가 45만 명, 미국은 329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연 매출 1조 원, 미국에서 17조 원가량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매출이 100억 원을 넘으면 블록버스터라고 부르는데 안트로젠은 이 약 하나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안트로젠 상장도 삼수 끝에 성공했는데 3번째 신약에 거는 기대도 남다른 것으로 보인다. 

물론 품목허가가 나기 전까지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을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품목허가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트로젠은 이미 국내에서 큐피스템 개발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자신한다. 

올해 초 연구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이성구 대표와 김미형 연구소장의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이 대표가 연구를 전반적으로 총괄한다면 김 대표는 실무를 직접 이끌고 있다"며 "큐피스템 시판에 성공한 경험을 살려 안트로젠도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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