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드론’에 눈독들이고 있다. 소형 무인항공기 드론은 저커버그가 개발도상국에 인터넷 무료 서비스를 목표로 추진하는 데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드론이 보안에 상당히 취약해 저커버그가 가고 싶은 길이 결코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저커버그가 눈독 들이는 ‘드론’이 뭐길래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최근 미국의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소형 무인항공기 ‘드론’의 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을 인수하기 위해 6천만 달러(약 642억 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드론에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설치해 아프리카 등 인터넷이 깔려있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인터넷을 무료로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저커버그는 지난 2월24일 MWC 2014 기조연설에서 "페이스북의 비전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를 설립했다. 이어 삼성, 노키아, 퀄컴 등과 함께 인터넷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48억 명이 인프라 부족으로 여전히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돌파구를 드론에서 찾고 있다. 타이탄의 드론은 태양광으로 구동되며 기존 항공기 운항 고도보다 훨씬 높은 20㎞ 상공에서 최장 5년간 비행 상태로 머무를 수 있다. 이번 인수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페이스북은 1만여 대의 드론을 가동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페이스북은 개발도상국 사람이 저렴한 안드로이드용 휴대폰으로 비교적 적게 데이터를 소비하는 페이스북을 사용하도록 하는 전략을 확실하게 추진할 수 있다.

경쟁업체인 구글도 지난해부터 무인열기구 ‘룬(loon)’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했다. 15m 크기의 헬륨 풍선에 인터넷 공유기를 탑재해 20㎞ 상공에 띄우는 방식이다. 구글은 “수천 개의 풍선을 띄우면 지구상 어느 곳에서든지 인터넷 신호를 마치 햇빛처럼 자유롭게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타이탄 인수가 구글의 룬 프로젝트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드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하고 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지난해 12월 미국 CBS ‘60분’ 쇼에 출연해 드론을 이용해 가정배달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저스는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앞으로 4~5년 안에 일반 서비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저커버그가 눈독 들이는 ‘드론’이 뭐길래  
▲ 아마존 프라임에어 서비스 '드론'

드론이 이처럼 저커버그 뿐만 아니라 IT기업 CEO에게 매력적인 데는 ‘저렴한 비용’이 결정적이다. 그동안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야 했다. 수십조 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물리적인 망을 설치하는 데 드는 시간도 길었다. 드론을 활용하게 된다면 이런 과정을 단축시키면서도 비용은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드론은 결정적으로 사생활 보호에 취약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드론을 사용해서 부유해 보이는 집을 미리 정탐해 두었다가 비어있는 틈을 타서 귀중품을 훔친다든지, 밤중에 남의 집 창문 앞에서 사생활을 고화질로 모두 녹화를 한다든지 하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미국의 한 작은 도시에서는 드론이 나타나면 총으로 쏴버릴 수 있는 사냥 면허를 발급한 사례도 있다. 저커버그의 와츠앱 인수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드론도 여기에 일조할 가능성이 크다.

드론은 해킹에도 쉽게 노출된다. 텍사스대학교의 보안 전문가 토드 험프리는 상업용 드론이 해킹에 의해 GPS 방향이 잘못 설정돼 뉴멕시코의 실험장소로 충돌하는 사례를 보여준 바 있다. 험프리는 “더 중요한 문제는 해킹된 드론이 국경을 넘어 민감한 정보를 훔치거나 위험한 화학물질을 옮기다가 문제가 생기는 일이다”며 드론의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드론 상용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미국에서는 드론의 상업적 이용 금지에 대한 규제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15년에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규제가 완화돼 미국 영공에서 소형 드론들을 흔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연방항공청(FAA)은 2017년에는 약 2만대의 드론이 미국 상공을 날아다닐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게 되면 드론의 모양과 크기가 매우 다양해질 것이며 더욱 많은 곳에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