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주가 급락, 롯데지주 출범으로 최대 피해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롯데지주 깃발 전달식을 하고 있다.

롯데제과 주가가 재상장 첫날 급락했다.

분활과정에서 해외사업 기반이 롯데지주로 넘어가면서 본업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재무구조도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이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롯데제과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제과 주가는 30일 재상장 첫날 직전 거래일보다 15.74%나 하락한 19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5개사는 분할합병 이후 30일 증시에 재상장돼 거래가 재개됐다. 이날 롯데지주와 롯데푸드를 제외한 3개사 주가가 모두 하락했는데 롯데제과 주가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의 하락폭은 각각 7%대와 3%대에 머물렀다.

유독 롯데제과의 하락폭이 컸던 이유는 분할과정에서 해외사업이 축소되면서 현금창출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분할과정에서 법인세법상 적격 분할요건 충족을 위해 해외법인 가운데 일부 판매법인만 롯데제과 사업회사에 남았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제과사업이 크게 축소됐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기존에 국내 제과시장의 성장 정체를 보완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 유럽, 중앙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고 이를 통해 수익창출력을 확대하고 사업기반을 지역적으로 다각화했다”며 “그러나 이번 분할로 신설 롯데제과는 기존 롯데제과의 별도기준 실적과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지주 출범 이후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신용등급을 새로 부여했는데 이 가운데 롯데제과만 기존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롯데제과는 또 이번 분할로 전체자산의 52%에 이르는 투자지분을 롯데지주에 넘긴 반면 차입금은 대부분 승계하면서 부채비율이 악화됐다. 롯데제과 부채비율은 기존 52.3%였으나 분할 이후 140%로 나빠졌다.

앞으로 인수합병을 비롯해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계열사보다는 롯데지주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 점 역시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선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가 앞으로 편입 계열사를 늘려나가는 과정에서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롯데지주 주도로 롯데그룹 전반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롯데지주가 앞으로 다른 지주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먹거리 확보나 인수합병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롯데지주에 편입된 4개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롯데쇼핑에 투자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매출 기준으로 책정되는 브랜드 사용료도 다른 계열사보다 월등히 많이 낼 만큼 덩치가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자회사로부터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주가도 결국 자회사의 실적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롯데쇼핑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 3곳이 인수합병 등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의 사업 전반에서 큰 목소리를 내게 되면서 롯데쇼핑에 자금 원 등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