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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기획자 송한샘, 나무 한 그루 키우는 과정의 희열  
▲ 송한샘 비즈니스피플 회원.

송한샘(44) 쇼노트 부사장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기획자다.

오리온그룹의 공연기획사 제미로를 거쳐 뮤지컬 '헤드윅', '벽을 뚫는 남자' 등으로 유명한 쇼노트의 창립 멤버가 되었다. 2006년 쇼팩을 설립해서 '이블데드', '기발한 자살여행', '조로' 등 뮤지컬도 제작했다.

국제예술대학교 공연기획과 전임교수이기도 하다.

◆ 무대를 향한 남다른 사랑

- 간단하게 경력을 소개해 달라.

“2001년 대기업 해외영업부서에 입사했다가 반년 후 퇴사해서 공연기획사 제미로에 입사했다. 그 곳에서 2005년까지 아티스트 발굴, 음반 기획, 방송 제작, 콘서트 기획을 주로 했다.

'오페라의 유령'을 계기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고 이후 동료 팀장 3명과 함께 나와 만든 것이 지금의 쇼노트다. 뮤지컬 프로듀싱, 연극, 콘서트, 팬미팅 등 주로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위주의 일을 하고 있다.”

- 대기업에서 공연계로 옮겨간 이유는 무엇인가.

“본래 엔터테인먼트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음악을 좋아했다. 대학가요제 도전도 했고, 작•편곡을 배워 인디 레이블에서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기도 했다. 재즈클럽에서 노래도 불렀다. 하지만 쟁쟁한 실력자가 많다보니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안정적 직장을 찾아 꿈으로부터 도망쳤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가수 H.O.T.의 북경 공연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그 순간 심장 소리가 귀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무대 위에 있을 수 없다면 적어도 무대 뒤에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고민없이 퇴사했다. ‘신입사원 열심히 교육해놨더니 나간다, 내가 그런 애들 잘 되는 꼴을 못 봤다’ 같은 쓴소리도 들었다. 덕분에 퇴사하며 ‘동기들보다 뒤처지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 아예 직종을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힘든 점은 없었나.

“첫 직장에서 일한 기간이 워낙 짧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기본적인 문서작성 방법, 업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 등을 습득한 덕에 공연계에 정착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 당시 공연계는 업무 관련 SOP(Standard Operation Procedure)가 아직 체계적으로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배웠던 지식들을 나름대로 많이 활용할 수 있었다.”

- 혼자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쇼노트에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은 너무나 많은데 매번 합의과정을 거쳐서 결정하는 것이 힘들었다.

사실 공연프로듀서는 경영자인 동시에 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공연에 대한 욕구가 넘치는 반면 의사결정은 경영자 3인의 만장일치를 통해 이루어졌다.

당시 나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현실보다는 가치를 더욱 중요시했던 것 같다. 결국 내가 원하는 공연을 마음껏 만들어 보고 싶어서 2006년 말 쇼팩을 설립했다.

이후 5년간 꽤 많은 작품을 통해 소중한 커리어와 경험을 함께 쌓았다. 쇼팩은 2012년에 다시 쇼노트로 합병됐다. 돌이켜보면 쇼팩으로 홀로서기 했던 시간도, 다시 친정으로 돌아온 결정도 모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인 ‘치유’의 이야기

- 예상치 못한 관객 반응이 오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헤드윅은 대중적인 스타일의 작품이 아니어서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올렸던 공연들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공연이자 사랑하는 공연이 되었다.

이블데드에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관객들에게 가짜 피를 뿌리는 퍼포먼스가 있었는데 관객들이 단체로 흰 소복을 입고 버스를 대절해 와서 피를 뿌려 달라며 객석에 앉아 있었다. 배우들이 ‘관객 무서워서 공연을 못하겠다’고 말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었다.”

- 창작 뮤지컬도 있나?

“여러 작품이 있는데 기발한 자살여행이 생각난다. 사실 흥행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다. ‘자살’은 다루기에 부담스러운 소재다. 특히나 뮤지컬로 다루기에는 대중적이지 않았기에 관객 불러 모으는 일부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메시지가 ‘치유’였고,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는 초연 연출을 맡았던 임도완 대표(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이 작품을 다시 작은 소극장에서 올렸는데 상업적이지 않은 공간이라 작품의 주제가 더욱 빛나는 것 같았다.”

- 공연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나.

“나무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의 아이디어인 시드(seed)를 개발하고 묘목 크기로 자라날 때까지 잘 키워서 최종적으로 맺은 과실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스스로의 생각이 변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시드를 키우는 것이 매우 어렵다.

또 좋은 과실을 맺기 위해서는 투자나, 좋은 대관, 좋은 배우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도 또 수많은 좌절들이 있다.”

- 그 과정 속에서 기획자는 어떤 역할을 하나.

“‘축구장에서 ‘박지성’ 역할과 비슷한 것 같다. 미드필더는 각 포지션에서 하는 일을 알고 골을 배분하는 동시에 팀 전체를 통솔하는 역할을 한다.

기획자도 마찬가지다. 공연요소마다 가장 최적화된 인물을 배치하고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공연기획자 송한샘, 나무 한 그루 키우는 과정의 희열  
▲ 송한샘 비즈니스피플 회원.

◆ 살아있는 라이브엔터테인먼트를 꿈꾸며

- 공연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한 뒤 가장 많이 변한 것이 있다면.

“창작 뮤지컬이 점차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기존 창작뮤지컬 시장은 중•소극장 위주였지만 점차 대형 창작 뮤지컬도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향후 5~6년 내에는 창작 뮤지컬의 시장규모가 라이선스 뮤지컬의 시장 규모를 따라잡을 것이라 기대한다.”

- 향후 어떤 공연업계를 꿈꾸고 있나?

“우리나라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좀 더 구체화되고 성숙해져야 한다.

앞선 선배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주었기 때문에 확실히 17년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느낀다. 지금 우리가 겪는 시행착오 또한 후배들의 발돋움을 위한 튼실한 하부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성숙하고 발전하면서 살아 있는 라이브 엔터테인먼트가 되길 바란다.”

- 이를 위해 비즈니스피플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가?

“공연업은 늘 유관산업과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모색한다.

한국판 링크드인 비즈니스피플을 통해 각계의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그 안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생산성 있는 일을 도모하고 싶다.” [커리어케어 정보기술연구소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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