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병관 웹젠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말 경영 복귀를 전후로 웹젠 지분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경영 복귀를 기점으로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 최근 실적과 주가 부진에 따른 주주 불만을 책임경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웹젠 주식 17만209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평균 취득 원가는 1만1860원으로, 모두 20억 원 가량의 사재를 투입했다.
 
[오늘Who] 웹젠 김병관 경영복귀 후 지분매입 잰걸음, '경영권방어·주주달래기' 포석 속 실적개선 '올인'

▲ 지난해 말 경영에 복귀한 김병관 웹젠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사진)이 7월 들어서도 웹젠 주식 17만 주를 장내 매수하는 등 회사 지분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웹젠> 


김 의장은 2025년 12월 경영 복귀를 전후로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2016년 국회의원 당선과 함께 경영 일선을 떠났다가, 최근 정치 활동을 정리하고 약 9년 만에 사내이사로 경영에 복귀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웹젠 주식 10만 주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25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2025년 4월 말부터 이날까지 약 1년간 김 의장이 지분 매수에 투입한 사재만 68억 원 가량이다.

여기에 대규모 자사주 소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김 의장의 웹젠 지분율은 지난 14일 기준 33.0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5월(27.32%)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5.7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번 지분 확대로 김 의장은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했다.

특히 2대 주주인 중국 펀게임과 지분율 격차를 벌린 점이 눈에 띈다. 2025년 3월 말 기준 펀게임이 20.66%, 김 의장이 27.60%로 격차가 7%포인트 안팎에 불과했으나, 이를 10%포인트 가까이 벌리며 안정적인 지분 구조를 구축했다.

펀게임은 중국의 대형 게임사 아워팜의 특수목적법인으로, 2016년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웹젠 지분을 넘겨받아 2대 주주에 올랐다.

펀게임은 웹젠의 간판 게임 ‘뮤’의 중국 사업을 함께 해온 우호적 기업으로 분류된다. 다만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최근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거론돼왔다. 김 의장이 지분율을 끌어올리면서 이 같은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한 셈이다.

김 의장은 지분 매입 재원의 상당 부분을 웹젠 배당금으로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 복귀와 맞물려 웹젠의 배당 성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웹젠의 2025년 배당성향은 84.6%에 이른다. 당기순이익 235억 원 가운데 203억 원을 배당에 투입했다. 2022년에 배당을 재개한 뒤 15%대를 유지해온 배당 성향을 단번에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에 회사는 올해 정기 배당 외에도 연내 165억 원 규모의 특별 비과세 배당까지 추가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적극적 주주환원을 추진하면서 최대주주인 김 의장도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쥐게 될 전망이다. 30%대 지분을 감안하면 김 의장이 수령하는 올해분 배당금만 1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고배당으로 확보한 자금을 다시 지분 매입에 활용하는 구조인 셈이다.
 
[오늘Who] 웹젠 김병관 경영복귀 후 지분매입 잰걸음, '경영권방어·주주달래기' 포석 속 실적개선 '올인'

▲ 웹젠은 대표 게임 '뮤' 시리즈의 인기가 점차 하락하고 새로운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최근 실적이 크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웹젠 본사 사옥. <웹젠>


웹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6%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54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89억 원)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작 성과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출시한 ‘드래곤소드'가 흥행에 실패한 데 이어 이 게임 개발사와 법적 분쟁까지 빚었다. 자체 개발작이었던 ‘테르비스’ 역시 제작 중단과 재정비에 들어가면서 신작 출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테르비스 운영진은 이달 2일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논의와 검토 끝에 현재 준비 중인 버전으로는 테르비스가 추구하는 재미와 경험을 충분히 전달하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예정됐던 일정을 조정하고 프로젝트 전반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김 의장은 지분 매입을 통해 대외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회사 실적 개선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웹젠의 대표 게임 뮤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웹젠은 꾸준히 현금을 창출해왔고 창사 이래 연간 적자를 낸 적이 없는 기업”이라며 “회사 유동성은 여전히 넉넉한 편이며, 향후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