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용등급 방어에 나선다.

신종자본증권은 특성상 부채비율을 낮추지만 발행사의 이자 부담은 높인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금리 인상 전망이 짙은 시점에 이자비용을 늘리는 결단을 내린 만큼 향후 현금흐름 개선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 첫 신종자본증권으로 신용등급 방어, 송치영 현금흐름 개선에 역량 집중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현금흐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신용평가사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회사채 6월 정기 평가에서 부채비율을 포함한 재무건전성과 관련해 신용등급 하향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이앤씨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162.2%로 150%를 넘어섰고 올해 3월말에는 171.8%까지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3사가 공통적으로 꼽은 등급 하향 요인이 ‘연결 부채비율 150% 이상 지속’이었다. 포스코이앤씨가 현재 신용등급(무보증 회사채 기준 A+)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한국기업평가는 6월말 보고서에서 “포스코이앤씨는 3월말 연결 기준으로 신용등급 하향변동 요인인 부채비율 150%와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배 기준을 저촉하고 있다”며 “점진적 외형 확대와 손실 프로젝트 준공으로 실적을 점차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 및 현금흐름 개선 수준과 재무부담 완화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사모 신종자본증권 4천억 원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목적은 ‘채무상환’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대개 발행자가 만기를 임의로 연장할 수 있는 구조로 영구채 성격을 지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다만 이같이 발행자 편의가 반영되는 이점이 있는 데다 일반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밀리는 후순위채 성격을 띠고 있어 금리 수준이 더 높다.

결과적으로 신종자본증권발행으로 4천억 원이 부채에서는 빠지고 자본에는 더해져 포스코이앤씨의 연결 부채비율은 3월말 재무상태표 기준에서 추산하면 15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 첫 신종자본증권으로 신용등급 방어, 송치영 현금흐름 개선에 역량 집중

▲ 포스코이앤씨뿐 아니라 최근 GS건설과 롯데건설도 신종자본증권을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이런 포스코이앤씨의 움직임은 건설업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운전자본이 필요하고 준공과 준공에 따른 대금 유입 사이 시차도 존재해 최근 들어 신종자본증권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GS건설과 롯데건설도 지난해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건전성을 높였는데 두 회사 모두 창사 이래 처음 시도한 일이었다.

다만 업계 흐름을 고려해도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에게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 시장 흐름이 달라져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지난해말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져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공모 무보증 회사채 A+ 등급 채권시가평가수익률은 7월 들어 3년물 기준 4.8~4.9%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말보다 약 1%포인트 상승했다.

6달 사이 이란전쟁과 고환율 등 여러 거시경제적 변수가 겹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하는 일이 임박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실적을 반등시켰고 2분기에도 무난한 수준의 영업흑자가 예상된다는 점은 송 대표에게 힘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이앤씨는 1분기 연결 매출 1조6800억 원, 영업이익 53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7.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0.8% 늘었다.

증권업계는 포스코이앤씨가 2분기에도 평년 수준의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이는 포스코이앤씨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이어진 연속 적자를 올해 들어 완전히 벗어나는 셈이다.

송 대표는 결국 이같은 수익성 개선을 통한 현금흐름 유입을 안착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 특성상 현금흐름 개선이 보다 빨리 이뤄져야 할 필요성도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는 ‘스텝업’ 조항이 있어 3년이 지난 뒤부터 금리 수준이 높아져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은 2029년 7월20일까지는 3년 만기 회사채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평가금리(민평금리)에 1.2%포인트를 더한 수준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다만 2030년에는 같은 공식에 2%포인트를 가산하고 그 이후에는 여기에 해마다 0.5%포인트씩을 더 얹는 방식(최대 4%포인트)으로 이자율이 뛴다.

포스코이앤씨 관점에서는 최대한 스텝업 조항에 따른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기 보다는 안정적 수익기조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해 3년 뒤 빠르게 상환할 유인이 큰 셈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실적 회복세를 계속해서 들여다 보겠다는 입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말 보고서에서 “영업실적 회복 및 운전자금 회수를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일으킨 추가 원가 및 대손 반영 등의 비경상적 요인 해소를 통해 의미 있게 수익성이 개선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