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미용기기 '화장품 흡수 관리'에 머물러, 김승환 피부 탄력·윤곽 관리 제품군 확장 시급

▲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미용기기 사업의 범위를 넓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은 김 대표가 2026년 5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2026 WWD 뷰티 CEO 서밋'에서 발표하는 모습. <아모레퍼시픽>

[비즈니스포스트]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화장품 흡수 관리 분야에서 머문 가정용 미용기기 사업을 피부 탄력과 윤곽 관리 분야로 넓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의료기기 기업과 협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피부 탄력과 윤곽 관리 분야 추가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경쟁사들이 고주파(RF)와 집속초음파(HIFU)까지 제품군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의료기기 기업과 협업을 고기능 제품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지가 사업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1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올해 3월 고주파 기반 의료기기 기업 비올메디컬과 공동 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할 신제품이나 구체적 출시 계획 등 가시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김승환 대표는 협약 체결 당시 전문 시술과 일상적 홈케어를 연결하는 통합 뷰티 설루션을 선보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자체 브랜드 ‘메이크온’의 판매 제품은 현재까지 피부 상태 측정과 화장품 흡수,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관리에 머물러 있다.

메이크온의 주요 제품은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와 ‘젬 소노 테라피 릴리프’, ‘온페이스 LED 마스크’ 등이다.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는 피부 상태를 측정한 뒤 LED와 미세전류를 활용해 피부 관리를 돕는 제품이다. 

젬 소노 테라피 릴리프는 3메가헤르츠 비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화장품 흡수 효율을 높이는 제품이다. 비집속 초음파는 초음파 에너지를 한 지점에 집중하지 않고 피부 표면에 넓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온페이스 LED 마스크는 3770개의 마이크로LED를 한 장 구조의 패널에 적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제품 사용 뒤 피부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단백질 '엘라스틴' 생성량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제품은 피부 측정과 화장품 흡수, 빛을 활용한 일상적 피부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진피층의 탄력이나 얼굴 윤곽 관리를 전면에 내세운 최근 각광받는 고주파나 고강조 집속초음파 제품군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여겨진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온 제품은 고주파나 고강도 집속초음파 제품과는 작동 방식과 목적에서도 차이가 난다. 고주파와 집속초음파 제품이 특정 피부 깊이에 열에너지를 전달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거나 조직 수축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메이크온 제품은 화장품 흡수 효율을 높이고 피부 상태를 일상적으로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용기기 경쟁사 에이피알을 보면 화장품 흡수부터 피부 탄력과 얼굴선 관리까지 이어지는 기능별 제품군을 모두 구축했다.

에이피알은 ‘부스터프로’로 화장품 흡수와 모공 관리를 제공하고 ‘울트라튠 40.68’로 진피층의 탄력 관리, ‘하이포커스샷’으로 더 깊은 피부층과 얼굴선 관리를 겨냥하고 있다. 소비자가 기초적 흡수 관리에서 탄력과 윤곽 관리로 관심을 넓힐 때 같은 브랜드 안에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물론 고주파와 집속초음파 제품이 현재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의 판매를 이끄는 주력 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증권이 6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피알 미용기기 매출에서 부스터프로 비중은 약 65%인 반면 울트라튠과 하이포커스샷의 비중은 각각 약 5%로 파악됐다. 가격 접근성이 높고 사용법이 익숙한 흡수형 제품이 여전히 판매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 미용기기 '화장품 흡수 관리'에 머물러, 김승환 피부 탄력·윤곽 관리 제품군 확장 시급

▲ 아모레퍼시픽의 미용기기 브랜드 메이크온의 ‘스킨 라이트 테라피’(왼쪽)와 ‘페이셜 부스팅 스파’. <아모레퍼시픽>


다만 고기능 제품은 판매 비중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여겨진다.

고주파와 집속초음파 제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차별화된 기능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기술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 반대로 화장품 흡수 효율을 높이는 제품에만 집중하면 시장 경쟁이 심화될수록 가격 할인과 광고·마케팅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고주파와 집속초음파를 활용한 피부과 시술의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고기능 제품군 확보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 피부 시술인 써마지는 고주파를, 울쎄라는 집속초음파를 활용해 피부 탄력과 리프팅 효과를 겨냥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시술별 에너지 방식과 기대 효과를 구분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가정용 미용기기에서도 탄력과 얼굴선 관리 등 보다 세분화된 기능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미용기기 사업은 최근 새롭게 시작된 사업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미용기기 브랜드 메이크온을 선보인 뒤 관련 제품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미용기기 사업을 다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2025와 CES2026에서 잇달아 가정용 미용기기와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올해 3월에는 고주파 기반 의료기기 기업 비올메디컬과 공동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부진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의 부진을 보완하려면 서구권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부터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국내 대표 뷰티기업으로 자리매김하던 시기인 2019년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평가된다.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2528억 원, 영업이익 3358억 원을 냈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21.5% 감소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업보고서에 메이크온을 포함한 미용기기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별도의 항목이 없는 만큼 실적 기여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현재까지 미용기기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비올메디컬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에너지기반기기(EBD) 기술과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역량을 접목한 제품 및 서비스의 기획·개발을 비롯해 마케팅, 판매 방안 등 가정용 미용기기 전반에서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