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가 게임 제작 장벽 낮췄지만 창작의 질 향상시켰는지는 의문"

▲ 나규봉 엔씨AI 바르코사업팀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게임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게임 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활발하게 사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4일 한국게임정책학회가 주관하고, 게임기자단이 주최해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게임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 엔씨와 크래프톤은 게임 제작 과정에서의 AI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나규봉 엔씨AI 바르코 사업팀장은 게임 제작 현장에서의 AI 활용 현황을 분석했다. 나 팀장은 "AI가 게임 제작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곧 ‘창작의 질적 증강’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 팀장에 따르면 2025년 스팀에 출시된 게임 수는 AI 공개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2023년과 비교해 약 42% 급증했다. 다만 정작 2025년 전체 게임 플레이 타임에서 당해 출시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시장에서 새 게임 공급은 항상 수요를 웃돌아왔기 때문에 단순히 게임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보다 ‘해볼 만한 새로운 게임’이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AI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제작 효율화를 꼽았다. 나 팀장은 “AI를 통해 시간과 예산 부족으로 포기했던 촘촘한 서사나 고도화된 콘텐츠 구현이 가능해졌다”며 “AI는 현재 더 많은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게임을 더 잘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AI가 게임 제작 장벽 낮췄지만 창작의 질 향상시켰는지는 의문"

▲ 성준식 크래프톤 AI포게임 R&D 실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청년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게임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 '배틀그라운드' 라이브 서비스에 적용된 AI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준식 크래프톤 AI포게임 R&D 실장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브랜드 ‘라온(LAON)’을 소개하며, ‘배틀그라운드(PUBG)’ 라이브 서비스에 접목된 AI 사례를 공유했다.

크래프톤은 프로 경기 데이터를 학습해 실시간 승률과 교전 결과를 예측하는 'e스포츠 AI’를 상용화했으며, 데이터 기반의 ‘안티치트(Anti-cheat)’ 시스템을 도입해 불법 프로그램 적발률을 높였다.

또 최근 2주간 진행된 AI 동료 모드 ‘펍지 앨라이(Ally)’도 소개했다. 크래프톤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이 AI는 실제 사람처럼 음성으로 대화하고 전장 상황을 판단해 아이템 수집과 전투를 함께 수행하는 팀원 역할을 한다.

성 실장에 따르면 최소 0.8초에서 최대 3초 내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성 실장은 “최신 AI 기술이 라이브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지 확인한 실험”이라며 "향후 서비스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서는 정부의 진흥 정책과 법적 리스크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고영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인공지능정책과장은 “현재 중소 게임사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AI 전환(AX) 지원과 제작 지원에 약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며 “2027년 예산은 현재 1.5배 이상 증액하는 것을 목표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명훈 법무법인 율촌 변리사는 생성형 AI 도입에 따른 저작권 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 변리사는 “초상권, 개인정보 수집, 기존 저작물 학습 시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미국 메타와 엔트로픽 판결에서는 침해가 아니라고 봤지만, 독일의 오픈AI 판결은 침해로 판단하는 등 국가별 법적 방향성이 다르다. 국가별로 다른 법적 잣대를 검토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