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카드가 해외법인 자금지원 규모 리밸런싱으로 운용 효율성을 높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미얀마 지원을 줄이고 카자흐스탄에 여력을 집중하는 국가별 ‘선택과 집중’ 전략 아래 글로벌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31일 신한카드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 이사회는 5월19일 신한파이낸스(카자흐스탄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인도네시아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베트남법인) 등 해외법인 4곳에 대한 투자금액 조정 안건을 결의했다.
카드사 해외법인은 자체 신용에 따른 자금 조달 외에도 한국 본사로부터 출자·투자와 같은 직접 지원, 지급보증·자금대여를 포함하는 신용공여 등을 받아 사업 자금을 확보한다.
지급보증은 회사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하면 모회사가 차입을 도와주기 위해 보증을 제공하는 것이다. 만약 대출에 부실이 발생하면 보증을 제공한 모회사가 채무를 떠안는다.
신한카드가 해외법인 자금조달 지원 규모를 조정한 셈인데 이번 조정의 핵심은 현지 상황과 사업 성장성에 따른 지원 여력 ‘리밸런싱(재배치)’이 꼽힌다.
신한카드는 베트남법인과 미얀마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감액했다. 이에 따라 지급보증액은 베트남법인에서 3990억 원 가운데 285억 원이, 미얀마법인에서는 324억 원 전액이 줄었다.
반면 카자흐스탄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확대돼 지급보증액이 약 623억 원 늘었다. 이를 반영한 지급보증액은 약 5598억 원이다.
지급보증액 변화 규모를 보면 베트남·미얀마법인에서 빠진 약 600억 원의 여력이 카자흐스탄법인 지원에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카자흐스탄법인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자체 신용만으로는 조달의 한계가 있다”며 “이에 본사 신용공여 한도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베트남·미얀마법인의 신용공여 한도 축소가 현지 사업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은 현지상황을 고려했을 때 자체 신용 조달이 가능해 본사 보증을 축소하고 조달 자생력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며 “미얀마법인은 2025년 증자를 완료함에 따라 무차입 경영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본사 보증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2025년 하반기 미얀마법인에 95억 원 규모의 증자를 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기존 지급보증 규모 2384억 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인도네시아법인을 향한 신한카드의 전체 투자금은 줄었다.
신한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를 출범하면서 신한카드 인도네시아법인의 지분 일부를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법인에 넘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법인은 인도네시아 중간지주 설립을 위해 2026년 9월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법인에 지분(50%+1주)을 넘기기로 했다”며 “지분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 영향에 기존 투자금액 규모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해외법인 지원 조정을 통해 전체적 수익성 강화를 노린다.
국내 카드산업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성장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여겨진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속 하락해 원가 이하에 머물고 있으며 수익 보전을 위해 취급을 늘린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성장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 신한카드가 글로벌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신한카드>
카드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1.92%는 돼야 원가를 고려했을 때 카드사에 수익을 안겨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연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305만 곳에는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0.40~1.45%가 적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사업은 카드업계에서 주요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절대비중은 아직 작지만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중장기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해외법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2026년 1분기 해외법인 4곳에서 합산 순이익 94억100만 원을 냈다. 신한카드 1분기 순이익 1154억 원의 8.1% 수준이다.
신한카드의 글로벌사업 수익성 확대가 신한금융지주의 ‘글로벌 강자’ 위상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박 사장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리딩금융’ 경쟁자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KB금융지주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지만 해외사업만큼은 적어도 최근 10년 간 한 번도 KB금융지주에 밀린 적이 없다.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글로벌사업 라이벌로 꼽힌다. 한 때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법인 4곳을 나란히 두고 순이익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다만 KB국민카드가 2024년 말 해외법인 2곳을 합병하면서 현재는 3곳이 됐다.
2026년 1분기 해외법인 순이익 대결에서는 KB국민카드가 살짝 웃었다. 1분기 KB국민카드는 해외법인 3곳에서 94억4천만 원의 순이익을 거둬 신한카드를 3900만 원 차이로 소폭 앞섰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