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목표에서 후일을 기약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장 부회장은 SK그룹의 반도체 전략에 발맞춰 SK에코플랜트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루션 프로바이더’로 역량을 강화하며 당분간 기업가치 높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주사 SK는 오는 30일에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의 보통주를 1985억600만 원, 전환우선주를 2천억 원어치를 취득한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전날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6500억 원어치를 자사주로 취득한다고 알렸다.
SK와 SK에코플랜트가 모두 1조500억 원을 들여 FI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한 조치다.
FI에게 연 7.5% 수준의 수익률이 반영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SK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은 기존 66.7%에서 71.2%로 높아진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에 사전 기업공개(pre-IPO) 투자 유치를 통해 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하면서 올해 7월까지 기업공개를 마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연간 수백억 원에 이르는 재무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은 앞으로 발생할 배당금 등 재무부담 완화와 주주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상환 자금은 별도의 외부 조달 없이 자체 보유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으로서는 이번 결정으로 올해 7월까지 IPO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당장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 성공이 장 부회장에게 주어진 주요 경영 과제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앞으로 경영 행보에서 중복상장 규제 움직임 등을 주시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SK건설 시절부터 IPO를 추진하며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2018년에는 라오스 댐 붕괴 사고의 영향으로 당시 추진 중이던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2021년에는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 정체성을 강화하며 재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놓고 반도체 제조를 중심으로 AI 서비스의 시작과 끝을 모두 맡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을 추진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장 부회장은 호황을 맞은 반도체 사업으로 SK에코플랜트의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 기업공개에서 기존 건설업이나 환경사업보다는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적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반도체 생산 및 관련 에너지 등 설비의 시공을 맡아 반도체 사업의 비중을 늘렸다.
2024년부터는 에센코어, SK에어플러스 등 반도체 관련 계열사들을 편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 가운데 반도체 인프라 사업의 비중이 67%에 이르게 됐다.
장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그룹 내 AI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책임지는 핵심 파트너로서 설계와 시공을 넘어 필수 소재 공급과 사용 후 자원의 생애주기 관리까지 아우르는 ‘AI 인프라 설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설비 시공을 전담하면서 반도체 인프라 역량을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 들어 충북 청주에서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제조에서 후공정을 맡을 ‘P&T7’ 공장을 착공했다.
SK그룹이 122조 원을 투입해 용인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 핵심시설의 설비 역시 SK에코플랜트의 몫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의 대대적 시공은 건설사로서 SK에코플랜트의 체급을 높일 기회일 수도 있다. 사업 규모가 큰 데다 기술 장벽도 높은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12년 연속으로 시공능력평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보면 2022~2023년에는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반도체 시설 관련 수주의 비중이 60%에 이르렀다. 당시 삼성물산은 도시정비 시장에서 철수설이 나올 정도로 반도체 시설 시공에 역량을 집중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대규모 반도체 시설 공사를 수행하면서 재무구조에서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반도체 관련 사업 호조에 따라 2024년 말 233%에서 2025년 말 192%로 낮아졌지만 주요 건설사 가운데 여전히 높은 편에 속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우발채무 규모도 1조원 대로 추산된다. PF 우발채무는 재무제표에 부채로 분류되지 않지만 신용보강 의무를 지게 될 경우 부채로 잡힐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설 공사는 시공사보다 규모가 작은 시행사가 많은 주택사업 분야와 달리 SK그룹이 직접 사업자를 맡아 직접 우발채무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SK에코플랜트로서는 대규모 공사에 따른 재무부담보다는 책임 준공 의무가 좀 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생산시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더해 반도체 핵심 소재와 산업용 가스, 반도체 모듈 제품과 리사이클링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확보했고 안정적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분야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강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장 부회장은 SK그룹의 반도체 전략에 발맞춰 SK에코플랜트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루션 프로바이더’로 역량을 강화하며 당분간 기업가치 높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주사 SK는 오는 30일에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의 보통주를 1985억600만 원, 전환우선주를 2천억 원어치를 취득한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전날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6500억 원어치를 자사주로 취득한다고 알렸다.
SK와 SK에코플랜트가 모두 1조500억 원을 들여 FI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한 조치다.
FI에게 연 7.5% 수준의 수익률이 반영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SK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은 기존 66.7%에서 71.2%로 높아진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에 사전 기업공개(pre-IPO) 투자 유치를 통해 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하면서 올해 7월까지 기업공개를 마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연간 수백억 원에 이르는 재무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은 앞으로 발생할 배당금 등 재무부담 완화와 주주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상환 자금은 별도의 외부 조달 없이 자체 보유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으로서는 이번 결정으로 올해 7월까지 IPO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당장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다만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 성공이 장 부회장에게 주어진 주요 경영 과제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앞으로 경영 행보에서 중복상장 규제 움직임 등을 주시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SK건설 시절부터 IPO를 추진하며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2018년에는 라오스 댐 붕괴 사고의 영향으로 당시 추진 중이던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2021년에는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 정체성을 강화하며 재추진에 나섰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놓고 반도체 제조를 중심으로 AI 서비스의 시작과 끝을 모두 맡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을 추진하면서 SK에코플랜트의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장 부회장은 호황을 맞은 반도체 사업으로 SK에코플랜트의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 기업공개에서 기존 건설업이나 환경사업보다는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적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반도체 생산 및 관련 에너지 등 설비의 시공을 맡아 반도체 사업의 비중을 늘렸다.
2024년부터는 에센코어, SK에어플러스 등 반도체 관련 계열사들을 편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 가운데 반도체 인프라 사업의 비중이 67%에 이르게 됐다.
장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SK에코플랜트는 그룹 내 AI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책임지는 핵심 파트너로서 설계와 시공을 넘어 필수 소재 공급과 사용 후 자원의 생애주기 관리까지 아우르는 ‘AI 인프라 설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 SK에코플랜트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상환한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설비 시공을 전담하면서 반도체 인프라 역량을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 들어 충북 청주에서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제조에서 후공정을 맡을 ‘P&T7’ 공장을 착공했다.
SK그룹이 122조 원을 투입해 용인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내 핵심시설의 설비 역시 SK에코플랜트의 몫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의 대대적 시공은 건설사로서 SK에코플랜트의 체급을 높일 기회일 수도 있다. 사업 규모가 큰 데다 기술 장벽도 높은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12년 연속으로 시공능력평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을 보면 2022~2023년에는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에서 나오는 반도체 시설 관련 수주의 비중이 60%에 이르렀다. 당시 삼성물산은 도시정비 시장에서 철수설이 나올 정도로 반도체 시설 시공에 역량을 집중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대규모 반도체 시설 공사를 수행하면서 재무구조에서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반도체 관련 사업 호조에 따라 2024년 말 233%에서 2025년 말 192%로 낮아졌지만 주요 건설사 가운데 여전히 높은 편에 속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우발채무 규모도 1조원 대로 추산된다. PF 우발채무는 재무제표에 부채로 분류되지 않지만 신용보강 의무를 지게 될 경우 부채로 잡힐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시설 공사는 시공사보다 규모가 작은 시행사가 많은 주택사업 분야와 달리 SK그룹이 직접 사업자를 맡아 직접 우발채무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SK에코플랜트로서는 대규모 공사에 따른 재무부담보다는 책임 준공 의무가 좀 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생산시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더해 반도체 핵심 소재와 산업용 가스, 반도체 모듈 제품과 리사이클링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확보했고 안정적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분야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강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