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주식 보상 목표에 '화성 이주'도 포함, 테슬라 주주 이해관계 충돌 우려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2017년 8월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보상 기준에 화성 이주와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등 비재무적 목표를 포함시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스페이스X가 제시한 이런 주식 보상 계획이 테슬라 주주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에게 제시한 주식 보상안은 스페이스X 투자자와 테슬라 주주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서류에 따르면 스페이스X 이사회는 지난 1월 일론 머스크 CEO에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안을 의결했다. 

또 화성에 100만 명을 정착시키고 최소 100TW(테라와트) 규모의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보상안에 따라 일론 머스크는 최대 2억6040만 주의 ‘클래스B’ 주식을 단계적으로 받는다. 클래스B 주식은 일반 클래스A 주식 10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제공한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 문명의 장기적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화성에 이주하는 계획을 꾸준히 언급해 왔다. 반도체를 탑재한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도 내놨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안이 스페이스X 투자자와 테슬라 주주 사이에 이해관계를 충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업체 에퀼라의 코트니 유 연구 책임자는 “수익이나 매출과 같은 재무 지표 외의 다른 기준을 CEO 보수 책정에 사용하는 회사는 테슬라 외에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보상안에 따라 두 회사가 사실상 머스크의 시간과 경영 집중도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을 근거로 제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서도 시가총액 8조5천억 달러 등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테슬라로부터 1조달러(약 1400조원) 상당의 주식을 보상으로 지급받는다. 이 보상안은 지난해 11월5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컨설팅업체 파리엔트어드바이저의 에릭 호프먼 최고데이터책임자는 “두 회사가 머스크의 관심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