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원전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한우 1분기 실적 부진에도 자신감 충만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원전 사업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올해 1분기 주춤한 실적에도 앞으로 경영 행보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 대형원전, SMR 등 프로젝트에서 진척을 보면서 원전 건설사로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져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은 1분기 실적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2813억 원, 영업이익 180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8%, 영업이익은 15.3% 줄었다. 

김진범 iM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1분기 실적 후퇴를 놓고 “주택 착공 물량의 감소, 연결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서 현대자동차그룹사 프로젝트가 종료된 데 따른 영향”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로서는 1분기에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지만 앞으로 사업 확대에 시선이 향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분기부터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사업에서 수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에너지기업 홀텍과 함께 진행 중인 팰리세이드 SMR 사업과 관련해서는 2분기 중에 수주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팰리세이드 SMR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미사간주에 300MW(메가와트) 규모의 SMR 2기가 지어지며 사업 규모는 5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팰리세이드 SMR에서 단순 시공뿐만 아니라 핵심 전력 장치를 제외한 보조시스템(BOP) 등에서 설계, 구매를 주도적으로 담당하며 시공 지분도 기존 원전 프로젝트 대비 크다”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이런 점은 현대건설이 원전 가치사슬 상에서 한 칸 더 올라간다는 의미이고 단순 시공에 비해 수주의 예상 마진, 지속가능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대형원전 건설 사업의 수주에도 연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페르미 아메리카와 텍사스주에 대형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마타도르(Project Matador)’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기본설계(FEED) 단계를 진행 중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프로젝트 마타도르 수주 진행 상황을 놓고 “4월 말에 기본설계를 마친 뒤 2분기 EPC 계약 구조를 협상할 계획”이라며 “본계약은 7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말 착공이 목표”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유럽에서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7·8호기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설계계약(ESC) 만료 이후 EPC 수주를 추진하는 단계다.

현대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원전 프로젝트 3개에서만 25조 원 이상 수주 실적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 '원전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한우 1분기 실적 부진에도 자신감 충만

▲ 현대건설은 현재 미국, 불가리아 등에서 원전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전 사업 계획과 관련해 “미국에서 마타도르 프로젝트와 팰리세이즈 SMR 등 핵심 프로젝트의 계약을 연내 추진할 것”이라며 “유럽의 불가리아,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원전 수주 성과는 당장 실적보다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더라도 바로 매출을 일으켜 당장 올해 실적에 보탬이 되기는 어렵다. 올해 현대건설 실적에 영향을 줄 원전 사업은 국내에서 진행 중인 신한울3·4호기 정도에 그친다.

다만 원전 사업의 수주에는 실제 수행 경험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데다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해 미국, 유럽 등 세계적으로 원전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원전 가치사슬에서 입지를 다지는 일은 앞으로 실적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에 원전, SMR은 연내 가시성이 높은 수주 후보군”이라며 “현대건설이 올해 인공지능과 관련한 에너지 인프라 확대 흐름에 따라 미국을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투자의 첫 사업으로 원전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기회에 더해지는 반가운 훈풍”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