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사업 확장·이미지 쇄신 속도, 김승언 '매각가치 높이기' 현장 광폭 행보

▲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은 23일(현지시각) 열린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현장에서 김승언 사장(왼쪽부터)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동춘 한앤컴퍼니 부사장, 정용호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총괄과 국장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남양유업>

[비즈니스포스트]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이 회사 안팎으로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베트남에 거듭 방문하는 동시에 남양유업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도 직접 뛰는 모습이다.

향후 추진될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남양유업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내 유제품 시장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실적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김승언 사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23일 회사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이동춘 부사장과 함께 대통령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남양유업이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순방에서 남양유업은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 유통 대기업 ‘푸 타이 홀딩스’와 3년간 700억 원 규모의 K분유 기반 K푸드 산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 사장은 1월에도 베트남을 찾아 푸 타이 홀딩스와 3년 동안 약 300억 원(2천만 달러) 규모의 조제분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사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1월에는 민간기업 사이 업무협약으로 분유 유통망을 확대했다면 이번에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서 분유를 비롯해 단백질과 K푸드 등 더 많은 품목의 유통망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분유 시장은 국내 유제품 기업들이 주목하는 신시장으로 꼽힌다. 국내와 달리 비교적 높은 출산율로 안정적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국내 유제품 시장은 수입산 유제품의 도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올해 1월부터 미국산 우유를 포함한 주요 유제품 관세가 철폐됐으며 7월부터는 유럽산 유제품까지 무관세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내수 수요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2025년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2024년보다 9.5% 감소했다. 이는 흰 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 사장이 베트남 사업 확장에 힘을 싣는 것은 동남아시아에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남양유업 사업 확장·이미지 쇄신 속도, 김승언 '매각가치 높이기' 현장 광폭 행보

▲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집행임원 사장(가운데 왼쪽)은 남양유업 대리점 상생회의에도 매번 참석하고 있다. 사진은 3월24일 서울 강남 남양유업 본사에서 열린 2026년 1차 남양유업 대리점 상생회의 현장. <남양유업>

대외적으로는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다면 대내적으로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리점 상생회의’에 매번 참석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에 상품을 강매한다는 파문이 일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후 남양유업은 회사 경영진과 대리점주가 함께 참여하는 대리점 상생회의를 정례화해 개최하고 있다.

대리점 상생회의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세 차례 열렸으며 올해 3월에도 1차 회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 김 사장이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그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김 사장의 노력에 힘입어 남양유업은 2023~2025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리점 동행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움직임은 남양유업의 매각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남양유업은 2021년 한앤컴퍼니에 인수됐다. 통상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을 5~7년 들고 있다가 매각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매각이 추진되지 않겠냐는 시선도 일각에 존재한다.

한앤컴퍼니는 올해에만 직영 중고차 기업 케이카와 SK이터닉스 잔여 지분,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SK해운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사업부 일부를 매각했다.

김 사장이 남양유업을 얼마나 매력적인 매물로 만들어놓느냐는 그를 남양유업 수장에 앉힌 한앤컴퍼니가 맡긴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2001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홍원식 전 회장 체제와 한앤컴퍼니 체제를 모두 겪은 ‘정통 남양맨’으로 평가된다. 1976년생으로 기획마케팅본부장과 생산전략본부장 등을 지냈다.

2021년 한앤컴퍼니의 지분 인수 이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비상경영체제의 경영지배인을 맡았다. 2024년 한앤컴퍼니가 분쟁에서 승리한 뒤에는 대표집행임원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남양유업을 이끌면서 당면했던 과제를 일정 부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양유업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141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2024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판매관리비를 550억 원 줄인 2057억 원으로 낮추는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김 사장은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은 5년간 이어진 적자 구조를 끊고 흑자전환을 이뤄낸 의미 있는 한해였다”며 “2026년은 안정적 성장 궤도에 진입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