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에 투자자 주의보, 일론 머스크 지배력과 신사업 리스크 부각

▲ 스페이스X 상장 뒤 일론 머스크의 의결권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설정되고 미래 신사업 전망도 불확실해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페이스X 사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에서 제출한 기업공개(IPO) 관련 문서가 투자자들에 다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CEO의 과도한 지배력과 주식 보상을 보장하는 조건이 들어갔고 우주 데이터센터와 같은 주요 신사업 성과가 불확실하다는 설명이 제시된 점 등이 꼽힌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24일 “스페이스X 상장은 일론 머스크가 지금보다 더 막대한 자산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오는 6월 중 상장을 추진하며 금융기관 및 증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기업공개 신청서 등 서류 내용 일부가 다수의 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스페이스X는 상장 뒤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965조 원)를 목표로 하며 중장기적으로 6조5천억 달러(약 9636조 원) 달성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해당 기준치를 넘으면 일론 머스크가 받게 되는 주식은 6천만 주 가량으로 파악됐다. 해당 보상이 이뤄지는 시점의 주가로 계산하면 1300억 달러(약 193조 원)다.

배런스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상장한 뒤 70~80% 수준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경영진이 보유하는 주식은 1주당 10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추고 일반 투자자들은 1주당 1주 비율의 의결권만 확보하게 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해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향후 테슬라와 합병을 추진하는 일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상장 뒤에도 압도적 의결권으로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고 막대한 주식 보상도 약속받은 것은 투자자들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회사 경영에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기 어렵고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론 머스크의 팬덤은 과도한 주식 보상과 절대적 지배력을 그리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스페이스X 기업공개 신청서에 포함된 사업 관련 내용에도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 상장에 투자자 주의보, 일론 머스크 지배력과 신사업 리스크 부각

▲ 미국 플로리다의 스페이스X 로켓 발사 설비. <연합뉴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이나 화성 및 달 이주 프로젝트가 상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을 기업 공개 신청서에서 짚었다.

우주 데이터센터와 화성 및 달 이주 프로젝트는 스페이스X가 최근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 합병을 결정하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던 신사업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는 이러한 사업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기술 개발도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관련 설비가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고장이나 오류가 발생할 리스크가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이러한 미래 사업의 성장성을 반영해 현재 실적보다 훨씬 고평가돼 있는데 시장의 기대감을 다소 낮출 수 있는 내용이 기업 공개 신청서에 담긴 것이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자체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설계 및 자체 생산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는 점도 기업공개 관련 서류에 언급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고성능 연산 장치를 상용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가 엔비디아와 대만 TSMC를 비롯한 경쟁사를 뒤따라 자체 GPU 개발과 생산에 나서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TSMC는 오랜 기간에 걸쳐 수십억 달러의 연구개발 투자로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확보했는데 스페이스X가 이를 단기간에 재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시각이 많다.

엔비디아의 GPU 기술도 경쟁사들이 수 년 안에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페이스X는 이와 관련해서도 “목표한 시점에 반도체 생산 관련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내용을 기업 공개 신청서에 담았다.

이는 결국 스페이스X 상장에 맞춰 주식 매수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하는 리스크로 꼽힌다.

배런스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결국 일론 머스크가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에 달렸다”며 “그러나 스페이스X 상장은 여전히 크게 흥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