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1조 클럽 가입을 이끌었다.

도시정비 시장 훈풍을 타고 주요 대형 건설사보다도 빠르게 일감을 쌓고 있다. 다만 부채 부담이 여전히 무겁고 영업으로 번 ‘돈줄’의 개선이 더뎌 재무개선에 고삐를 죄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건설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조 돌파 훈풍, 이정환 재무개선 더딘 건 골머리

▲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여전히 부채 부담을 안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0일 두산건설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산 남구 용호7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1차와 2차 입찰에서 모두 경쟁입찰이 무산됐고 수의계약으로 두산건설이 수주했다.

용호7구역 재개발은 용호동 385-15번지 일대에 최고 높이 29층, 1112세대 규모 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3654억 원 가량이다.

두산건설은 이에 따라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서 1조 원 넘는 일감을 따낸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다. 

10대 건설사 가운데서도 이날 기준 올해 신규 수주 1조 원을 넘긴 곳은 대우와 롯데, 현대건설 등 단 3곳에 그친다. 그만큼 중견 건설사인 두산건설이 1분기 약진한 셈이다.

이에 앞서 두산건설은 올해 △마곡동 신안빌라 재건축 △신림동 655-78번지 가로주택정비 △홍은1구역 공공재개발 △충정로1구역 공공재개발 △부산 명장 3구역 재건축 등에서 일감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두산건설의 일감 확보에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건설 수주잔고(계약잔액 기준)는 지난해말 기준 10조2377억 원으로 처음 10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 연결 매출(1조7901억 원)을 고려하면 5.7년치 일감이 쌓였다.

다만 이정환 사장이 긴장의 끈을 늦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두산건설을 괴롭힌 재무구조가 여전히 악화한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두산건설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지난해말 433.1%로 2024년말(378.17%)보다 6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여러 부채 항목 가운데서도 유동화채무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건설사의 유동화채무는 통상적으로 분양 등으로 얻는 미래 수익인 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해 현재의 현금으로 당겨올 때 늘어난다. 

두산건설의 총 부채는 2025년말 기준 1조5814억 원으로 1년 사이 2346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유동화채무는 1년 전보다 1236억 원(116.8%) 늘어난 2295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산건설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조 돌파 훈풍, 이정환 재무개선 더딘 건 골머리

▲ 용호7구역은 두산건설이 올해 수주한 사업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부산 용호7구역 재개발 사업 대상지. <용호7구역 재개발조합>

그만큼 두산건설이 자금을 앞당겨 써야 할 만큼 재무상황이 빡빡한 처지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두산건설 사업장 가운데서는 부산 우암2구역 등 지난해말과 올해 초에 대형 현장의 준공이 집중됐고 하도급 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일시적 자금 소요가 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두산건설의 부채비율 상승이 한동안 구조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건설이 이정환 사장 체제에서 데이터 중심의 경영으로 돈이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인 미분양을 최소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말과 올해 1분기 내 완공 예정이었던 부산 우암2구역(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3048세대)와 인천 송림3구역(인천 두산위브 더 센트럴, 1321세대), 원주 원동남산재개발(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 1167세대) 등은 일찌감치 완판됐다.

그럼에도 이정환 사장이 영업활동에서 돈을 벌어들임으로써 채무 자체를 최소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 부채비율은 대형 사업장 준공이란 요인을 제외해도 지난해 내내 300%대로 업계 위험수위로 여겨지는 200%를 훌쩍 넘기고 있어서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일시적이라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부담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두산건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마이너스(-) 1549억 원으로 2024년(-1650억 원)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2년 연속 유출 흐름이 이어졌다. 

이는 두산건설이 매출을 기록하고도 돈을 받지 못한 문제가 컸다.

두산건설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 5.86%로 2024년(4.97%)보다 0.9%포인트 가량 개선했다.

하지만 두산건설 매출채권은 지난해말 기준 4860억 원으로 2024년말(1524억 원)의 세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면서 유동화채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이자 부담도 높아진 구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은 사업 특성상 자금 투입과 회수 시점 차이가 발생하며 입주를 앞둔 준공 사업장이 특정 시기에 몰리면 자금 소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분양을 마친 사업장이 대부분이라면 부채비율 상승은 일시적 현상으로 향후 빠르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