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차량 2·5부제 시행으로 운행 감소가 예상되며 정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올해 2월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1% 가량 올렸는데 인상 2달 만에 다시 할인 요구에 직면한 것이다.
 
5년 만에 오른 차보험료 2달 만에 내릴판, 손보사 '5부제 부메랑'에 볼멘소리

▲ 차량 2·5부제 시행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인 압박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추석 연휴 경부고속도로를 오가는 차량. <연합뉴스>


생산적금융 동참과 상생보험 제공 등 정책금융에 이어 자동차보험료 인하까지 더해지며 실적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권 안팎 말을 종합하면 정부와 금융당국은 늦어도 다음 주 자동차보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정부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해 차량 2·5부제 시행을 적극 주문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차량 운행 감소로 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차량 5부제에 참여한 차량을 대상으로 할인 특약을 신설하는 것이다. 현재 보험개발원이 요율을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번 조치로 5년 만에 이뤄진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가 희석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손해보험사들은 2022~2025년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인 만큼 소비자 필수재 성격으로 취급된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 항목에도 포함되며 개별 보험사가 손해율 변동에 따라 마음대로 요율을 조정할 수 없다.

보험료가 낮아지면서 손해율은 높아졌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 기준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2024년보다 3.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5년 손해보험업계 자동차보험 총손익은 951억 원으로 2024년보다 83.9% 줄었다.

손해보험사는 결국 올해 2월 5년 만에 요율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1.2~1.4% 수준으로 낮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인상이 이뤄졌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하지만 이로부터 1분기도 지나지 않아 보험료 인하 압박이 발생한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아직 보험료 인상 효과도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다시 인하 논의가 이뤄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재 거론되는 2·5부제 참여 차량 대상 할인과 관련해서도 어떻게 차량 참여를 확인할지나 기존 마일리지 할인 특약과 중복 적용 여부 등도 풀어야 할 문제다.

업계에서는 생산적금융, 상생금융 등으로 보험사 비용 부담이 늘어난 만큼 차보험료 할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험사는 기존 보수적 투자 기조에서 접근하지 않던 벤처투자를 늘리는 방식 등으로 생산적금융 동참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는 2025년 8월 상생보험 지원을 목표로 상생기금 300억 원을 조성했고 상생금융 일환으로 지역 소상공인 대상 ‘상생보험’ 무료 가입도 지원하고 있다.
5년 만에 오른 차보험료 2달 만에 내릴판, 손보사 '5부제 부메랑'에 볼멘소리

▲ 금감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실적은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받아 2025년 크게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이에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정책 요구는 늘고 수익 기반은 약화하는 구조 속에서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할인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경상환자 8주 룰 등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관련 실질적 대책은 미뤄진 상황에서 5부제 할인이 먼저 언급돼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일명 ‘8주 룰’은 자동차 사고로 부상 정도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으려면 별도 심사 뒤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받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할 방안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다. 기존 예정대로면 4월 시행됐어야 하지만 한의학계 등과 갈등이 이어지며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다른 대형보험사 관계자도 “고객이 5부제에 참여하는지 실질적으로 확인할 방법 등 구체적 정책안이 마련되지 않고 요율 논의부터 나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한 중형보험사 관계자는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아직 인상 효과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동차보험 수익 개선이 올해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