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자체 '반도체 공장' 구상에 회의론, 경험과 인재 부족해 "4680 배터리 전례 되풀이" 시각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4일 트위터 주주 소송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에 방문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자체 제조하는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경험 부족과 인재 유출로 의구심이 든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는 전기차용 원통형 4680(지름 46㎜, 길이 80㎜) 배터리도 자체 생산하려다 낮은 수율과 기술력 부족으로 고전했는데 반도체에서도 이러한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 

16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경험이 없는 테슬라의 약점이 배터리에서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는 이른바 ‘테라팹’ 프로젝트를 일주일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공장을 짓고 생산에 나서려 하지만 이런 계획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생산을 공언했음에도 목표 시점과 생산량을 지키지 못했던 전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애초 4680 배터리용 양극재를 테슬라에 공급하려던 엘앤에프는 4조 원대의 공급 계약이 무산됐다. 

테슬라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이 배터리와 비교해서 크게 부족해 제조 난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나 TSMC 및 인텔 등이 수십년 동안 축적한 반도체 제조 노하우를 테슬라가 단기간에 쌓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 인력이 사실상 부재하다는 점도 일렉트렉은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테슬라는 로직 반도체를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메모리 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이런 의존도를 줄이기 어렵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일렉트렉은 “일론 머스크는 반도체 제조 공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잘 모를 가능성이 있다”며 “테라팹은 결국 4680 배터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꼬집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