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메카코리아가 미국 법인 지분 확대를 통해 수익성 향상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이 2026년 1월2일 판교 중앙연구원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코스메카코리아>
겉으로만 보면 북미 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손자회사의 이익을 지배회사에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한 구조 재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영업이익률만 30%에 육박하는 핵심 손자회사의 실적이 코스메카코리아에 더 많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코스메카코리아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손자회사의 호실적을 재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최근 잉글우드랩 보통주 331만1310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율을 최대 66.7%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1만3천 원이며 매수 기간은 3일부터 23일까지다. 이번 공개매수는 외부 차입 없이 자체 자금으로 진행한다.
잉글우드랩은 미국 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현지 브랜드와 글로벌 인디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자회사 잉글우드랩 지분 확대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안정화하고 북미 사업 실행력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해 2월에도 공개매수를 통해 잉글우드랩 지분율을 39%에서 50%로 높인 바 있다. 1년 만에 다시 한 번 지배력 확대에 나서며 북미 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단순한 지분 확대가 아닌 지배주주 순이익과 의사결정 영향력을 동시에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자회사 지분 매입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손자회사 이익을 재무적으로 확대 반영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현재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배구조는 코스메카코리아→잉글우드랩→잉글우드랩코리아(EWLK)로 이어진다. 잉글우드랩 아래에 잉글우드랩 별도 법인(EWL)과 EWLK가 함께 자리하는 구조다. 다만 두 법인의 수익성 격차는 뚜렷하다.
2025년 EWL의 영업이익률은 5.6%에 그친 반면 EWLK는 30.8%를 기록했다. 사실상 EWLK가 그룹 내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적 기여도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코스메카코리아 매출 비중은 살펴보면 EWL은 2024년 20.4%에서 2025년 17.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EWLK는 12.8%에서 14.3%로 확대됐다.
영업이익 비중은 더 극명하다. EWL은 2024년 3.8%, 2025년 8.0%에 머무른 반면 EWLK는 27.3%에서 36.8%로 뛰었다.
이 같은 구조는 연결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34억 원으로 2024년보다 3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EWLK의 영업이익이 86.4% 증가한 점으로 미뤄볼 때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 코스메카코리아가 미국 자회사 잉글우드랩의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지분율을 최대 66.7%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코스메카코리아 중앙연구원 전경. <코스메카코리아>
물론 EWL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EWL의 고수익 일반의약품 생산이 늘고 있고 하반기부터 실적 기여도가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화 설비 운영 효과와 관세 대응을 위한 생산 이관 협의가 진행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코스메카코리아는 현재 잉글우드랩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손자회사인 EWLK에서 발생한 이익이 잉글우드랩을 거쳐 올라와도 절반은 잉글우드랩의 다른 주주에게 귀속되는 구조다.
지분율이 66.7%로 높아지면 이익 귀속 구조가 달라진다. EWLK의 고마진 이익 가운데 코스메카코리아가 가져가는 비율이 50%에서 66.7%로 16.7%포인트 늘어난다. 같은 이익 규모에서도 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순이익이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지배주주 순이익뿐만이 아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유연성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
코스메카코리아는 1년 전 잉글우드랩 지분율을 39%에서 50%로 끌어올렸다. 이번에는 다시 최대 66.7%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66.7%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기준선이다.
해당 지분을 확보하면 합병, 분할, 영업 양수도 등 주요 안건을 소수 주주와의 별도 협의 없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게 된다. 향후 EWLK 흡수합병이나 대규모 공장 증설 등 굵직한 의사결정을 보다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자금 조달 방식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코스메카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공개매수는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외부 차입 없이 자체 자금으로 진행한다. 이자 비용 없이 이익 배분권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88.45%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북미 사업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성과 창출 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한국과 미국을 잇는 양대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화장품 ODM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