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쓰오일이 9조 원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 준공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의 충돌 사태라는 중대한 고비를 만났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본업인 정유업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정제마진은 단기 상승이 전망된다. 다만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떠올라 안와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CEO)가 전환점으로 짚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샤힌 프로젝트는 큰 불확실성을 맞닥뜨렸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국내 정유업계에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에쓰오일은 정유 4사 가운데서도 수혜폭이 큰 기업으로 지목됐다.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을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제한적 석유제품 수급을 고려하면 정제마진 추가 강세는 불가피하다”며 “올해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감소와 예상 밖의 정유소 가동 차질 등을 고려하면 빠듯한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유가 상승분의 판매가 전가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고 바라봤다.
이란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로 이어져 정유사 실적의 가늠자인 정제마진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수송량의 20% 가량이 통과하는 핵심 거점으로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28일(현지시각)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의 주요 도시를 공습했다. 이란 정부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란이 이후 응전한 가운데 이란군은 지난 2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Burn)고 강조했다.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로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긴장감 속에 임기 반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본업인 정유업 기대감은 커졌지만 에쓰오일 사업의 전환점으로 짚은 샤힌 프로젝트는 거대한 불확실성 아래 놓이게 돼서다. 알히즈아지 대표는 에쓰오일을 2023년부터 이끌었고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다시 추천됐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 톤짜리 세계 최대 규모 스팀 크래커를 비롯한 석유화학 플랜트를 짓는 사업이다. 모두 9조2580억 원 가량이 투입돼 올해 6월말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샤힌 프로젝트의 원료인 원유 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수 년 동안 배당성향을 크게 낮추고 자본적 지출(CAPEX) 대부분을 샤힌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공을 들였다. 그만큼 샤힌 프로젝트 완료 후 초기 가동률과 수익성 확인이 중요한 상황인 셈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제품은 공급과잉이 극심해 원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되기 어렵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에 따른 공급 차질 영향이 화학제품보다 원가에 더 크게 작용해 원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 상승분보다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에쓰오일의 지배구조 특성상 지정학적 위험이 경영판단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에쓰오일 최대 주주는 이란과 오랜 앙숙 관계로 여겨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사우디아람코다.
사우디아람코는 실제로 이란 사태 이후 악영향을 받기도 했다.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보면 사우디아람코의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 정유공장은 드론 공격을 받아 예방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군이 이번 공격을 두고 이스라엘이 감행한 ‘거짓 공격’이라고 주장해 현재 책임 여부는 불분명하다. 다만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이 뒤얽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알히즈아지 대표는 그동안 샤힌 프로젝트 현장을 여러 차례 찾아 공을 들였다. 최근 2월 임원인사에서는 이정익 샤힌프로젝트본부장과 이욱용 샤힌프로젝트 운영 대표(Operations representative) 등의 관련 인사를 승진시키기도 했다.
알히즈아지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올해는 에쓰오일 창립 50주년이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 의미 있는 해”라며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은 에쓰오일이 크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란 사태는 현재 복잡한 각국 이해관계를 이유로 장기화 가능성이 떠오르며 에쓰오일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두고 최대 4주를 예상하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한 데다 마땅한 출구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날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란 지도부가 제거됐는데 야권은 없고 승계자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강경파”라며 “‘그런데 자기 수장을 제거했는데 이제 잘해봅시다?’ 퇴로를 안 만들어 둔 셈이고 퇴로를 만드려면 명분이 필요한데 그러면 시간이 더 필요해 단기적으로 전쟁이 끝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본업인 정유업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정제마진은 단기 상승이 전망된다. 다만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떠올라 안와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CEO)가 전환점으로 짚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샤힌 프로젝트는 큰 불확실성을 맞닥뜨렸다.
▲ 에쓰오일이 9조 원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 준공을 앞두고 이란 사태란 고비를 맞닥뜨렸다.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앞줄 가운데)가 1월 초 울산 온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에쓰오일>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국내 정유업계에 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에쓰오일은 정유 4사 가운데서도 수혜폭이 큰 기업으로 지목됐다.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을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제한적 석유제품 수급을 고려하면 정제마진 추가 강세는 불가피하다”며 “올해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감소와 예상 밖의 정유소 가동 차질 등을 고려하면 빠듯한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유가 상승분의 판매가 전가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고 바라봤다.
이란 사태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로 이어져 정유사 실적의 가늠자인 정제마진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수송량의 20% 가량이 통과하는 핵심 거점으로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28일(현지시각)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의 주요 도시를 공습했다. 이란 정부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란이 이후 응전한 가운데 이란군은 지난 2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Burn)고 강조했다.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로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긴장감 속에 임기 반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본업인 정유업 기대감은 커졌지만 에쓰오일 사업의 전환점으로 짚은 샤힌 프로젝트는 거대한 불확실성 아래 놓이게 돼서다. 알히즈아지 대표는 에쓰오일을 2023년부터 이끌었고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다시 추천됐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 톤짜리 세계 최대 규모 스팀 크래커를 비롯한 석유화학 플랜트를 짓는 사업이다. 모두 9조2580억 원 가량이 투입돼 올해 6월말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샤힌 프로젝트의 원료인 원유 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수 년 동안 배당성향을 크게 낮추고 자본적 지출(CAPEX) 대부분을 샤힌 프로젝트에 투자하며 공을 들였다. 그만큼 샤힌 프로젝트 완료 후 초기 가동률과 수익성 확인이 중요한 상황인 셈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제품은 공급과잉이 극심해 원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되기 어렵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에 따른 공급 차질 영향이 화학제품보다 원가에 더 크게 작용해 원가 상승분이 제품 가격 상승분보다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 샤힌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람코의 신기술 TC2C가 처음으로 적용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본사가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하메드 알 카타니 사우디아람코 다운스트림 사장(맨앞줄)이 2025년 5월 샤힌 프로젝트 현장을 찾아 안전과 성공을 기원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지배구조 특성상 지정학적 위험이 경영판단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에쓰오일 최대 주주는 이란과 오랜 앙숙 관계로 여겨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사우디아람코다.
사우디아람코는 실제로 이란 사태 이후 악영향을 받기도 했다.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보면 사우디아람코의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 정유공장은 드론 공격을 받아 예방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군이 이번 공격을 두고 이스라엘이 감행한 ‘거짓 공격’이라고 주장해 현재 책임 여부는 불분명하다. 다만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이 뒤얽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알히즈아지 대표는 그동안 샤힌 프로젝트 현장을 여러 차례 찾아 공을 들였다. 최근 2월 임원인사에서는 이정익 샤힌프로젝트본부장과 이욱용 샤힌프로젝트 운영 대표(Operations representative) 등의 관련 인사를 승진시키기도 했다.
알히즈아지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올해는 에쓰오일 창립 50주년이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샤힌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 의미 있는 해”라며 “샤힌 프로젝트의 성공은 에쓰오일이 크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란 사태는 현재 복잡한 각국 이해관계를 이유로 장기화 가능성이 떠오르며 에쓰오일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두고 최대 4주를 예상하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한 데다 마땅한 출구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날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란 지도부가 제거됐는데 야권은 없고 승계자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강경파”라며 “‘그런데 자기 수장을 제거했는데 이제 잘해봅시다?’ 퇴로를 안 만들어 둔 셈이고 퇴로를 만드려면 명분이 필요한데 그러면 시간이 더 필요해 단기적으로 전쟁이 끝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