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동남아 기초화학 제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은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고부가 제품 사업 육성에도 힘쓰며 '투 트랙' 사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투트랙' 전략 본격화, 이영준 동남아선 '기초제품' 공략 국내선 '고부가' 박차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 동남아 시장 공략 및 국내 고부가 컴파운딩 사업 육성 등 2가지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라인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공급해 현지 기업들의 수입 의존도를 점차 낮춰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지역은 최근 석유화학 산업에서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정부가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로드맵에서 석유화학 산업을 5대 핵심 육성 산업 가운데 하나로 지정한 뒤 연평균 5%대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 대표적 기초 석유화학 제품인 에틸렌 자급률이 44%에 불과해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다. 그런 만큼 롯데케미칼은 10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라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내수 시장 공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39억5천만 달러(약 5조7354억 원)를 투입해 구축한 기초 석유화학 제품 중심의 생산설비로 연간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 52만 톤, 폴리프로필렌 35만 톤, 부타디엔 14만 톤, BTX(벤젠·톨루엔·자일렌) 40만 톤 등을 생산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로써 현지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입 의존도가 점차 완화되며 인도네시아 에틸렌 자급률이 최대 9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바라봤다.

또한 라인프로젝트는 원가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극대화해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롯데케미칼은 라인 프로젝트를 주요 원료인 나프타 외에도 액화석유가스(LPG)를 최대 50%까지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롯데케미칼이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수요 기반을 가진 설비의 가동은 실적 개선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롯데케미칼 '투트랙' 전략 본격화, 이영준 동남아선 '기초제품' 공략 국내선 '고부가' 박차

▲ 롯데케미칼이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확실한 수요 기반을 확보한 설비 가동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의 모습. <롯데케미칼>


이영준 사장으로서는 라인프로젝트와 별도로 국내에서 주로 추진하고 있는 고부가 신사업 확대 전략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6년까지 율촌산단에 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50만 톤 규모 컴파운드 생산 공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컴파운딩은 2개 이상의 산업소재를 혼합하는 생산방식으로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에 다양한 첨가제를 섞어 기능을 향상시킨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다양한 제품군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2025년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롯데케미칼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사업 구조 혁신과 핵심 경쟁력 강화, 시너지 창출, 미래 사업 확장 및 연구개발(R&D) 역량 제고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스페셜티 비중을 높일 목적에서 기존 롯데케미칼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NCC 설비 감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최근 대산 산업단지 내 NCC 구조조정의 초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은 지난 3일 충남 공주시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사업재편 초안을 이미 제출했다”며 “11월 채권단협의회 실사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정부에서도 같은 시점에 관계 부처 협의를 마쳐 12월 중에 사업재편안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롯데케미칼은 여수산업단지 내 NCC를 놓고 여천NCC와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지역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한 물류비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수 중심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한국 시장과 서로 분리돼 있어 이번 설비 준공이 한국 시장 공급 및 수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