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누가 신 회장과 함께 롯데그룹을 이끌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임원인사가 설연휴 전후에 발표된다. 당초 설 전에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금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 유통 화학 식품 호텔 4대사업 누구에게 맡길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90여 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사업 연관성이 높은 그룹으로 묶어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의 BU(Business Unit)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특히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예고하면서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의 중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4개 BU를 이끌 그룹장의 역할과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BU를 이끌 그룹장으로는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이 거명된다. 이원준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함께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롯데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25년 동안 유통 계열사에서 근무한 유통전문가다. 롯데백화점, 롯데미도파, 롯데역사, 롯데면세점 등을 두루 거쳤다.

이 사장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을 이끌며 대내외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실적이 뒷걸음질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5547억 원으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16.5% 감소했다. 2015년 전체 영업이익은 2014년 전체 영업이익보다 28%가량 줄었다.

정책본부장(경영혁신실장)이 누가 되느냐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책본부장 자리는 2016년 8월 말 이인원 전 부회장이 사망한 이후 5개월 동안 공백상태다.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이 유력하게 거명되는 가운데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장도 후보로 오르내린다.

만약 황 사장이 정책본부장이 될 경우 소 사장이 유통그룹장을 두고 이 사장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소 사장 역시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이원준 사장이 1981년 입사, 소진세 사장이 1977년 입사로 입사 선후배인 만큼 소 사장이 그룹장을 맡고 이 사장이 실무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화학그룹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이 예전보다 매우 높아진 데다 허 사장이 신 회장의 신임도 두텁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고 영업이익에서 업계 1위 LG화학을 따라잡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호텔·서비스그룹장은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유력하게 꼽힌다.

송 사장은 1979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지금까지 롯데그룹의 호텔사업을 이끌어온 호텔전문가로 꼽힌다. 롯데호텔이 문을 연 1979년 입사한 원년멤버이자 호텔롯데 출신 1호 대표이사로 내부 임직원들에게 신망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호텔롯데 대표이사 전무로 발령받았고 2013년 2월 부사장 승진, 2014년 12월 다시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식품그룹장의 경우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사장,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이사 사장 등이 거명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인사발표가 너무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설연휴 전후로 인사가 나는 것 외에 아직까지 확실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