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7월 폭염이 발생한 이탈리아 로마 성 베드로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에서 발생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기후변화로 인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연구진이 합작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2022년 유럽 폭염 사망자 6만8천 명 가운데 3만8천 명은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번 보고서를 위해 유럽 35개국에서 열 및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비교 대상으로는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사용했다.
테사 벡 스페인 ‘바르셀로나 글로벌 보건 연구소(IS글로벌)’ 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는 미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미 기후변화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같은 해 발생한 폭염 사망자는 56% 줄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벡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은 극한으로 높아진 기온만이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킨다고 보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열까지 발생하지 않아도 폭염은 더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최근 기후변화 추세를 보면 유럽 대륙이 세계 다른 지역들보다 기온이 두 배 바르게 오르고 있어 폭염 피해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가 다소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리팔로스 콘스탄티누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보고서 저자들은 더위에 사람들이 어떻게게 적응했는지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위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했을 수도 있다”며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는 인프라 변화와 향상된 건강 관리 체계 등 영향으로 열 사망 영향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