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3사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곳은 현대중공업만 남았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앞으로 노조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 채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
|
|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사가 5일 임단협 41차 교섭을 열었으나 제자리걸음만 했다.
노조는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할 수 없다며 거듭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합리화를 위해 일부 사업부의 분사 등이 포함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득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현재 임단협 교착상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노사는 임단협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9월 초에 집중교섭을 벌이기도 했으나 단 한 건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 추진에 관한 시각차가 큰 탓에 개별 안건은 협상 테이블에도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를 계속 압박하기 위해 단체행동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추동력을 많이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9월 말에 전조합원을 대상으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지만 참가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집행부는 향후 파업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계열사들과 공동파업도 물 건너 갔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사는 6일 기본급 동결이 포함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노조는 7일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9월 중순에 임단협을 이미 타결했다.
권 사장은 자구안에 포함한 구조조정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교섭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6월부터 자구계획안에 포함된 인력감축과 일부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노조와 임단협 협상에서 별도의 임금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권 사장이 임단협 타결보다 구조조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말도 내부에서 나왔던 점을 감안할 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임금협상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