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보험금 지급 5년새 3배 늘어 1조3천억 원, 장혜영 "원인은 기후위기"

▲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재난 보험 지급액과 지급건수는 2017년과 비교해 각각 3.2배, 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혜영 의원실>

[비즈니스포스트]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 국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금액이 최근 5년 동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기후위기가 지목됐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재난 보험 지급액이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1조3천억 원에 이른다고 14일 밝혔다.

태풍·홍수·호우·강풍·대설·한파 등 자연재해로 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지급한 금액은 1조2556억 원, 지급건수는 39만6315건으로 나타났다.

2017년 지급액 3947억 원, 지급건수 9만2537건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지급액은 3.2배, 지급건수는 4.3배 뛴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보험사들도 비슷한 현실에 처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 재보험회사인 스위스재보험(Swiss Reinsurance)에 따르면 전 세계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손실(Insured loss)는 최근 30년 동안 크게 증가했다.
 
자연재해 보험금 지급 5년새 3배 늘어 1조3천억 원, 장혜영 "원인은 기후위기"

▲ 2017~2022년 국내 보험사들의 자연재해 보험 지급금 추이. <장혜영 의원실>

보험손실액은 1992년 500억 달러(약 67조 원)에서 2022년 1252억 달러(약 167조 원)로 2.5배 증가했다.

특히 최근 보험손실 규모 증가세가 가파르다. 2018~2022년 전 세계 보험손실 평균은 1100억 달러(약 146조 원)으로 2013~2017년 평균 520억 달러(약 69조 원)을 2배 이상 웃돈다.

기후위기 탓에 자연재해가 크게 늘면서 재보험 인수가 거부되거나 지급금이 폭증해 보험사가 파산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는 허리케인 피해로 보험사 12개가 파산했다.

미국 보험사 스테이트팜, 올스테이트, 에이아이지, 처브는 기후변화 리스크 확대와 캘리포니아 산불에 따른 보험손실 증가로 주택보험의 신규 계약체결을 중단했다.

그러나 보험금 지급 리스크를 국가가 책임지는 정책보험의 가입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관장하는 풍수해보험은 2023년 6월 말 기준 가입률이 주택(동산 포함) 30.6%, 온실(비닐하우스 등) 17.7%, 소상공인(상가·공장 등) 42.2%에 머물러 있다.

장 의원은 “기후위기의 금융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제대로 된 기후적응 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배정하고 보험사들도 투자관련 탄소배출량을 공시하며 화석연료 투자 중단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