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청문회 정국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및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강대강 대치 속에 민주당의 청문 전략에 시선이 모인다.

인사청문위원회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청문정국 격랑 예고, 민주당 검증 칼 쥔 민형배 어디에 화력 집중하나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까지 민주당 인사검증의 칼을 쥔 민형배 의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한 후보자의 지명을 자신들을 향한 '전쟁 선포'라 규정하며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민형배 의원은 '청문회 전투'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가운데 인사청문 정국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덕수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5일, 26일 예정됐으며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요청서 제출이 마무리되는 대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민 단장은 최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는 오만방자하고 검찰국가를 완성하려는 확신범"이라며 "청문회에 발을 들여놓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을 놓고 '야반도주'에 빗대며 민주당과 충돌하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시하자 "공직자로서의 충정"이라고 말하며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으로서는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을 통해 검찰개혁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벼르고 있기에 한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특히 민 단장은 민주당내 검찰수사권 폐지 입법을 주도하는 강경 초선 모임 '처럼회'에서 활동하고 있어 한 후보자를 향해 더욱 날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을 4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하기로 당론을 모으기까지 처럼회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단장은 12일 페이스북에 검찰수사권 폐지 당론을 결정한 의원총회 현장 사진을 올리며 “당심, 민심은 더없이 선명하다"며 "머뭇거리지 않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른발에 잔뜩 힘주어 액셀을 밟을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민 단장의 발언과 달리 민주당이 실제로 청문회를 보이콧 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청문회 보이콧은 한 후보자가 나쁜 후보라는 낙인을 찍은 채 인사검증의 역할을 포기해 책임회피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조 전 장관의 청문회 보이콧을 검토했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는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위반 의혹 및 자녀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 인척 성 비위 사건 등 지금까지 거론되는 의혹을 포함해 최근 무혐의 처리된 채널A 사건 등과 관련해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를 향한 강도 높은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민 단장과 민주당의 인사검증 칼끝은 한 후보자 외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겨누어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 후보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3인방'으로 규정하며 이들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섰다.

한덕수 후보자는 김앤장 고액 연봉 등 전관예우,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과정 연루, 이해충돌, 배우자의 재산형성 등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정호영 후보자는 자녀의 편입 관련 의혹 및 병역면제 등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다.

민 단장은 8일 YTN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를 두고 "국민이 예스하기 쉽지 않아 낙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인사는 저희들이 어떻게든 낙마시키고 인준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15일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정면승부'에서는 정 후보자와 관련해 "청문회를 해 볼 필요도 없다"며 "벌써 여러 가지가 나왔는데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지 않아 희한하다"고 지적했다.

민 단장은 1961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를 졸업한 뒤 전남일보 기자로 일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으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을 두 차례 지내기도 했다.

2020년 총선 때 광주광산을에 출마해 전국 최고 득표율을 얻고 국회에 입성했다.

2021년 1월에는 이낙연 전 대표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호남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최초로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선언을 해 지역정가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후 이 지사의 대선 싱크탱크인 성공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