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떠오르는 키워드는 단연 '인사'다.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고위공직자는 물론이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임원들까지 대거 교체되기 때문이다. 
 
윤석열정부 채용시장 헤드헌터 전망, 임원급 경력직 늘지만 신입은 냉랭

▲ 이영미 커리어케어 글로벌본부 본부장(왼쪽)과 윤문재 PEPG 본부장.


민간기업들의 경우는 어떨까? 5년 만의 정권교체로 정책노선이 다른 정부가 등장함에 따라 산업과 직무별로 인재 수요가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임원과 경력직 채용시장의 변화를 전망해 보기 위해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본부장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두 번째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이영미 부사장(글로벌본부 본부장), 윤문재 부사장(PEPG 본부장), 송현순 부사장(헬스케어본부 본부장), 윤승연 부사장(인사이트본부 본부장), 장대훈 전무(파이낸스본부 본부장)이 참석했다.

-대선 후보들 모두 검증으로 시끌시끌했는데 공기업이나 일반기업에서는 임원 등 고위직 채용 때 어떻게 검증하나?

송현순 부사장: 제약은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어 전문지식과 경험축적이 중요한데 후보자의 전문성과 성과는 평판조회를 통해 검증한다. 한국 제약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이 현실화 하면서 미국에서 연구와 마케팅을 경험한 인재의 채용이 늘었는데 이들의 성과도 평판조회를 통해서 검증하고 있다. 바이오벤처회사와 같이 기술이 핵심이고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될 때는 성과 못지 않게 신뢰도 중요한 검증요소다.

윤문재 부사장: PE(사모펀드)에서 요구하는 경영진이나 C레벨은 성과창출 역량을 가장 중시한다. 성과와 그 성과를 이끌어 내는 과정의 충실도를 입체적으로 평가한다. 다음으로 전문성을 살핀다. 산업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전적 경영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실적개선 역량도 중요하다. 기업경영 운영과정에서 위기에 봉착하거나 리스크가 발생하기도 하고 구조적 부진에 빠질 수 있다. 이를 정상화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이 PE영역에서는 중요하다.

빌드업(Build-up)역량도 빠질 수 없다. 빌드업 역량은 조직과 인력의 경쟁체질을 강화하는 자질이다. PE투자사는 조직과 인력 시스템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은데 3~5년 짧은 기간 동안 조직과 인력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역량이다. 투자자 및 PE사와 원활한 소통은 물론이고 인수 뒤 회사를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내부고객과 소통을 잘 해야 한다

장대훈 전무: 공기업이나 일반기업에서 임원급 채용 때 자체 검증 시스템이 대부분 존재한다. 내부 승진의 경우 재직기간 중 인사평가 자료, 업무실적평가 자료를 살핀다. 외부에서 영입한 사람은 평판조회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인터뷰나 인적성검사와 같은 전통적 방식의 검증도 철저하게 한다.

이영미 부사장: 대기업의 경우 검증을 위한 여러 가지 절차와 방법을 자체 개발해 활용해 왔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검증방식은 평판조회다. 임원급 채용은 평판조회 의존도가 더 높다. 평판조회를 통해 과거의 성과, 업무 전문성,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리더십의 형태, 인성, 업무역량 같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력서나 면접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스킬과 가능성을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에 평판조회는 대기업에서 핵심 검증절차로 자리잡았다. 

윤승연 부사장: 인사팀이나 현업부서에서 자체적으로 평판조회를 하는 일이 있으나 이것은 여러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평판조회 과정에서 후보자 정보가 알려져 후보자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도 있다. 또 후보자 평판에 의견이 갈릴 경우 정확한 평판조회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기관을 이용한 평판조회가 바람직하다. 커리어케어에는 평판조회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씨렌즈센터(C·Lens center)가 별도조직으로 있다. 전문 컨설턴트들이 후보자의 평판조회와 업무역량 평가검증을 한묶음으로 제공하는데 주요 대기업과 외국계기업은 물론이고 중소벤처기업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평판조회시 전문 기관 이용을 추천했는데 일반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도 서치펌을 쓰는가? 헤드헌팅회사를 활용하면 어떤 점이 유리한가?

이영미 부사장: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의 경우에도 서치펌을 활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에는 직원의 채용절차와 방법을 사전에 규정하고 직원을 채용할 때 공고 등을 통해 구체적 채용 절차와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는 행정규칙을 두고 있다. 따라서 대체로 먼저 공고를 통해 진행한다. 그런데 공고를 통해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 못 해 종종 헤드헌팅회사를 이용한다. 서치펌을 활용하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적임자를 찾을 수 있다.

윤승연 부사장: 신입직원과 달리 경력직원 채용공고는 대상 후보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후보자가 적다. 서치펌을 이용하면 헤드헌터가 지원자격을 갖춘 후보를 찾아 지원을 독려하기 때문에 후보자 확보에 유리하다. 또 일정 요건을 갖춘 후보들에게 제안해 그들 가운데 최종 선택을 하기 때문에 역량이 검증된 적임자를 확보할 수 있다.
 
윤석열정부 채용시장 헤드헌터 전망, 임원급 경력직 늘지만 신입은 냉랭

▲ (왼쪽부터)송현순 헬스케어본부 본부장, 윤승연 인사이트본부 본부장, 장대훈 파이낸스 본부장.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했지만 위험성은 낮기 때문에 점차 일상이 회복되면서 채용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윤문재 부사장: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졸신입의 채용시장 위축은 좀 더 길어질 것 같다. 그러나 경력직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기인 지난해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여왔고 올해도 경영진과 핵심인재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변화를 선도하는 디지털, 인수합병(M&A),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전문가그룹에 관심이 커질 것 같다.

이영미 부사장: 동의한다. 코로나 기간에도 경력직 채용은 줄지 않았고 오히려 늘어난 느낌마저 받는다. 당분간은 경력직 채용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다. 특히 IT와 디지털 인력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기업들은 개발자 확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디지털관련 전문가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 인력의 수요도 줄지 않고 있다. 플랫폼기업의 채용과 대기업의 플랫폼사업 확대에 따른 채용도 증가추세다. 당분간 이 분야는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할 것 같다,
 
송현순 부사장: 의료제약기업들은 코로나19 덕분에 수출과 고용이 늘고 매출과 자산이 증가하며 다른 유사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제약분야의 핵심인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의약품과 보조의약품 소비가 증가일로에 있고 수명연장도 의약품시장을 키우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윤석열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에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서 연구자 고용의 질과 양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첨단의료분야와 바이오 디지털분야에 정부 R&D 지원 확대는 채용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