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분기 만에 처음으로 8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 실적부진의 그림자가 덮치고 있다. 일부에서 스마트폰 성장이 정체되면서 대두됐던 삼성전자 위기론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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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
27일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2분기 평균 매출은 53조 원 안팎, 영업이익은 8조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저조로 영업이익이 8조 원을 밑돌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런 실적을 낼 경우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 정도, 영업이익은 16% 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런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이유는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애초 예상치인 8300만 대에 미치지 못하고 7600만~7800만 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중국업체들에게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빼앗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주춤하자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들도 어두운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한다. 삼성전기는 올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부진에 따른 물량조정과 부품 단가인하, 원화강세 영향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한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500억 원으로 시장기대치인 620억 원을 밑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갤럭시S5 출시에도 중저가 라인업의 모델교체 이슈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7800만대에 그쳐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 부품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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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준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
삼성디스플레이도 사정이 비슷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초고화질(UHD) TV 출하량 증가 등으로 실적개선 요인도 있지만 스마트폰 출하부진으로 기존 예상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조1200억 원으로 최고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급감했다. 지난 1분기에 800억 원 적자를 기록해 직전 분기에 대비해 무려 173% 감소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판매량 감소에 따라 연관된 부품사업의 실적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실적부진의 영향을 반영해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 전망치를 애초보다 31% 내려잡은 2900억 원으로 재조정했다.
그러나 오는 7월 제일모직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삼성SDI는 올 2분기 적자에서 벗어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으로 개선 폭이 제한적이지만 전기차 배터리사업 등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260억 원으로 직전분기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PC 성장둔화에도 2차전지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