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분양이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위10구역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철거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길어진 기다림에 답답함을 느끼고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착공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등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서울 장위10구역 분양 내년으로 밀리나, 김형 기다림 길어져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1일 대우건설과 서울시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사랑제일교회가 서울고등법원에서 제시한 147억 원 규모의 조정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등법원은 조합에서 이미 지급한 감정평가액 84억 원에 더해 신축교회 건축비와 이전비용, 임시 예비처소 마련비용 등 63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더해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에 대토보상도 받게 된다. 대토보상은 각종 공공공사에 편입되는 토지에 관한 토지보상금을 현금 대신 개발된 땅으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대토보상 가치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원 조정안 147억 원까지 고려하면 250억 원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법원에서 제시한 조정안은 판결이 아닌 강제성이 없다. 장위10구역 조합은 조정안을 받아들여 교회에 147억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교회 측이 이를 거부해 보상금 문제는 결국 재판에서 다뤄지게 됐다.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 보상금 문제로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조합 측에 570억 원가량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개발조합은 지난해 5월 열린 1심에서 교회건물 인도(명도)소송에서 이겼지만 사랑제일교회가 항소했고 이번 조정안까지 거부해 2심 재판이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최종 보상안이 올해 연말에나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위10구역 재개발사업은 총 2004세대 규모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만 1495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과 2018년 9월 3698억 원가량의 시공계약을 맺었다. 

김 사장은 지난해까지 장위10구역을 분양계획에 포함하지 않다가 올해 6월에 분양을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강화와 사랑제일교회의 반발에 부딪쳐 사업 추진이 늦어졌다. 

결국 재판으로 넘어가면서 김 사장은 더 긴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착공에 들어간 사업이 아니라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부담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김 사장 입장에서는 3년을 기다린 만큼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계속 미뤄지면 사업성에 관한 의구심이 생길 수도 있다.

조합측은 속이 탈 것으로 보인다. 장위10구역 재건축조합이 조합원 이주를 위한 전세금 대출 등에 따른 이자비용만 한 달에 10억 원 이상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이런 금융비용 부담에 조정안을 받아들여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고 재판으로 가며 시간이 늘어져 조합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사랑제일교회는 폐쇄돼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대면예배가 금지된 뒤에도 매주 일요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끝에 8월19일 서울 성북구로부터 시설폐쇄 명령을 받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랑제일교회 협상이 지연되면서 조합원과 조합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원만히 협의를 완료해 빠른 시일 안에 착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