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불거진 ‘붉은 수돗물’ 해결에 팔을 걷고 나서
박남춘 인천시장처럼 수돗물 문제에 늑장대응해 비난을 받는 일은 피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문래동에 있는 삼환, 신한인스빌 1·2단지, 현대 3·5차 등 아파트단지 5곳의 수질은 현재 마셔도 되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 아파트단지들로부터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들어온 지 22일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래된 수도관에서 나온 침전물이 아파트 배관으로 유입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며 “일대 상수도관과 아파트 배관을 청소한 뒤 식수용 수질검사를 3차례 시행해 모든 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문래동의 수돗물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6월20일 문래동 주민들이 수돗물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하자 6월21일 오전 12시10분 현장으로 직접 달려갔다. 수돗물을 대신할 물을 충분히 공급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저수조와 수도관 청소 등 수질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끝내도록 촉구했다.
이후 민원 2일 만에 민관조사단을 구성하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시는 문래동 수돗물 문제가 드러난 이후 4회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열고 시에서 파악한 상황과 노후 수도관 교체, 피해주민 대상 수도요금 절감 등 구체적 대책을 공개했다.
박원순 시장은 시 관계자들에게 수돗물 문제와 관련해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원순 시장이 문래동 수질 개선에 소매를 걷어붙인 데는 최근
박남춘 시장이 수돗물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사례가 반면교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 서구와 중구 영종도, 강화군 강화도 등 지역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부실하게 대응해 피해 주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시 서구에서는 5월30일부터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그러나 인천시 관계자들은 6월1일 수질검사를 통해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6월4일이 돼서야 비상대책지원반을 구성해 현장에 보냈다.
붉은 수돗물 사태 자체도 인천시가 수돗물 공급체계를 무리하게 바꿔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박남춘 시장은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돼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붉은 수돗물로 피해를 받은 인천시민들은
박남춘 시장을 상대로 주민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박남춘 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당분간 문래동 수돗물 문제의 후속대책 추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월27일 문래동 수질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먹는 물 문제는 시민들의 기본 생활과 직결된 일인 만큼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며 “이번 일이 다른 사고를 차단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관련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