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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배재훈, 현대상선 맡아 '화주' 시각에서 들여다 본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9-03-08 15: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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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내정자가 흑자 전환과 해운업 재건을 이끌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

안으로는 현대상선의 경영혁신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밖으로는 글로벌 해운업계와 경쟁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오늘Who] 배재훈, 현대상선 맡아 '화주' 시각에서 들여다 본다
▲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현 판토스) 대표이사.

8일 현대상선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배 내정자는 물류 전문가로서 경영혁신과 흑자 전환을 이끌 적임자로서 기대를 받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배 내정자가 물류회사를 6년 동안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만큼 그 경험과 능력을 활용해 현대상선의 조속한 경영 혁신과 흑자 전환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컨테이너부분과 항만부분은 외부에서 별도로 전문가가 영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해운에 대한 전문성도 보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재무나 금융 전문가를 새 수장에 앉힐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선사의 대표 자리로 해운업만의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물류 전문가인 배 내정자가 해운업 재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내정자가 현대상선의 고객인 화주의 시각에서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2020년 2분기부터 2018년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차례로 넘겨받는다. 업계에서는 현재 약 40만 TEU 정도인 현대상선의 선복량이 100만 TEU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복량이 늘어나면 배를 화물로 채우기 위해 화주들을 끌어올 수 있는 영업력이 중요해진다. 배 내정자가 화주의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현대상선의 영업력 증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라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30년 경력의 ‘해운 전문가’지만 현대상선 내부인사라는 점에서 과감한 구조조정과 내부 혁신을 기대만큼 진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이와 관련해 2018년 말 현대상선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들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배 내정자는 외부에서 영입됐다는 점에서 현대상선 내부의 인적쇄신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전자에서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친 만큼 조직관리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배 내정자의 취임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용 절감을 위한 감원 등 구조조정 가능성은 현재로서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등 외형을 키우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력 감축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배 내정자가 물류회사를 잠시 이끌었을 뿐 해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원양 선사를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상선은 현재 2M(머스크, MSC)과 전략적 협력관계 ‘2M+HMM’을 체결한 상태지만 이 협력관계는 2020년 3월 종료된다. 현대상선으로서는 2M과 재협상을 하거나 새로운 동맹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번 ‘동맹 구하기’는 현대상선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2020년부터 현대상선의 선복량이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을 살피면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현대상선의 몸값이 상당히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배 내정자는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해운업 이해도도 해운 전문가보다는 낮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당장 3월에 열리는 박스클럽 회의에 배 내정자가 참석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박스클럽 회의는 글로벌 선사들의 경영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인 만큼 해운동맹과 관계된 말이 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7일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통해 현대상선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대표를 추천했다.

현대상선은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결정한다.

배 내정자는 1953년에 태어나 배명고와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을 거쳐 2008년 LG전자 MC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지냈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범한판토스 대표를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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