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재개한 협상에서 노조가 제시한 임금인상안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권오갑 사장은 설 이전에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임단협 청신호 켜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 노사는 9일 제72차 교섭을 열었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두 번째로 연 교섭이다.

노조는 기본급이 낮은 노조원의 경우 기본급 인상과 호봉승급분 외에 추가적으로 임금을 올려줄 것을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해 회사가 제시한 기본급 인사 3만7천 원을 적용해도 최저임금보다 낮은 노조원이 존재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기본급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기본급 인상과 호봉승급분 외에도 추가적으로 1호봉에 해당하는 임금을 더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현장에서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 가운데 임금인상안 부분에 대한 노조원들의 불만이 높아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점을 고려한 제안으로 보인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회사 측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어느 정도 급여 수준을 노동자에게 추가로 임금인상을 해줄 것인지를 놓고 아직 정해지거나 합의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기본급이 낮은 조합원에 대한 추가적 임금인상안은 지난해 노사가 함께 논의했던 사안이었으나 잠정합의안에는 빠졌다.

회사 측도 지난번 잠정합의안의 부결이 임금인상에 대한 불만이 광범위하게 작용한 결과로 보고 노조가 제시한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는 임단협 타결까지 합의해야 할 항목이 많다는 입장을 보여 현대중공업 노사협상 타결까지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특히 최근 회사가 직책수당을 인상한 부분을 놓고 노조는 크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관리자급의 직책수당을 최대 9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노조의 한 관계는 “회사가 이런 수당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 데도 조합원들의 임금은 더 이상 올려주기 힘들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관리자급의 직책수당은 원래 있어왔던 것”이라며 “그러나 그 인상폭은 인사규정에 따라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10일 다시 본교섭을 벌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