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베트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은 베트남에 투자하는 다른 그룹과 달리 태양광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베트남 제1그룹인 ‘빈그룹(Vingroup JSC)’에 4억 달러(45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한화그룹, 베트남 투자에 속도내 태양광사업과 시너지 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국내에서 투자하기로 약속한 1년 평균 투자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좋은 상품을 발굴해 수익률 확대 차원에서 투자한 것”이라며 “한화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투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최근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베트남에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녹아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한화그룹이 빈그룹과 협력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사업을 강화하는 디딤돌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베트남 최대 기업으로 부동산을 기반으로 유통, 호텔레저,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빈그룹 지주사와 부동산 자회사 빈홈즈는 베트남 증시에서 각각 시가총액 1, 2위에 올라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한화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그룹 내 베트남 법인 수는 2016년 말 1개에서 2017년 말 5개로 늘었다.

애초 한화생명(Hanwha Life Insurance Company Limited. Vietnam)만 베트남에 진출해 있었지만 한화에어로엔진(Hanwha Aero Engines), 한화테크윈(Hanwha Techwin Security Vietnam) 등의 베트남 법인이 새롭게 생겼다.

2017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는 베트남에 CCTV공장과 항공기 엔진부품공장을 지었고 한화에너지는 베트남 투자회사와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양해각서를 맺으며 베트남 태양광시장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임금, 기업하기 좋은 환경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일찌감치 진출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곳이다.
 
한화그룹, 베트남 투자에 속도내 태양광사업과 시너지 본다

▲ 한화에너지가 일본 오이타 키츠키 지역에 건설한 태양광발전소. <한화에너지>


한화그룹은 여기에 더해 태양광사업의 경쟁력 강화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2016년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1%로 늘리는 제7차 베트남 전력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2017년 태양광 관련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태양광 관련 기업에게 법인세와 관세 혜택, 토지 사용료 면제 등을 제공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지원 결의안’도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미래 먹거리로 태양광사업을 앞세우고 있는데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21일 한화그룹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한화그룹은 2018년 5월 기준 해외에 진출한 계열사의 65.2%(214개)가 태양광 관련 계열사”라며 “앞으로도 한화그룹의 태양광 관련 해외 계열사 진출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8년 5월 기준 한화그룹의 태양광 관련 해외 계열사 비중은 1년 전보다 10.6%포인트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