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2017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정 사장과 박 사장을 높이 평가하며 공공기관의 경영방향을 확실히 제시한 만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실현과 관련해 다른 공공기관도 변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나온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와 박상우 토지주택공사, 공기업 모범되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2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2017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인천공항공사와 토지주택공사에 좋은 점수를 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방침을 더욱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와 토지주택공사는 상대평가와 올해 처음 시행된 절대평가에서 모두 우수(A)등급을 받았다. 35개 공기업 가운데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모두 우수등급을 받은 곳은 두 기관뿐이다.

정일영 사장과 박상우 사장은 임기 중 1번 시행되는 기관장 평가에서도 나란히 우수등급을 받았다. 평가대상 25명 가운데 우수등급을 받은 기관장 역시 둘뿐이다.

정 사장과 박 사장은 일자리 창출 등으로 공공성을 강화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뒤 노조와 사용자, 전문가로 구성된 노사전협의회를 통해 전환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노사합의를 이끌어냈다.

박 사장은 2017년 12월 비정규직 1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임용발령하는 등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힘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사장과 박 사장은 2017년 일자리 창출 등으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측면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다.

2017년 인천공항공사는 순이익 1조1천억 원을 내며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고 토지주택공사는 순이익 2조8천억 원을 올려 한국전력을 꺾고 35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이번 경영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사실상 처음으로 시행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라는 의미를 지닌다.

2017년 6월에도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발표했지만 당시는 2016년 경영실적을 평가하면서 공공기관 정책에서 효율성보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잘 드러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 경영평가를 통해 공공기관의 경영방침을 확실히 보여준 만큼 앞으로 공공기관의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경영평가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기관의 평가등급을 내리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기관에 가점을 주면서 확실한 대비를 보여줬다.

올해는 일자리 창출과 채용비리 사안만 반영했지만 내년부터는 개편된 경영평가 제도에 따라 △균등한 기회 및 사회통합 △안전·환경 △상생·협력 및 지역 발전 △윤리경영 등도 반영해 사회적 가치의 실현 정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각 기관 구성원의 성과급은 물론 기관장의 인사고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공기관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는 인천공항공사와 토지주택공사를 포함해 모두 8개 공기업의 평가등급이 한 단계씩 올랐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조폐공사 등 4개 공기업의 평가등급이 한 단계씩 떨어졌고 한국서부발전은 유일하게 두 단계 하락했다. 17개 공기업은 지난해와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2017년 1월 공기업으로 지정돼 기획재정부의 경영실적 평가를 처음 받은 한국전력기술과 한전KDN, 한국가스기술공사는 보통(C)등급, 한전KPS는 미흡(D)등급,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아주미흡(E)등급을 받는 등 5개 공기업 모두 보통등급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