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적 디자인업체인 탠저린의 대표를 지낸 이돈태씨를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쳤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영입으로 디자인 부문의 혁신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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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글로벌디자인팀장(전무) |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이돈태씨를 디자인경영센터 글로벌디자인팀장(전무)으로 영입했다. 디자인경영센터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이끄는 소비자가전(CE)부문 산하 조직이다.
이 전무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과와 영국 런던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뒤 1998년 세계적 디자인회사인 영국 탠저린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탠저린은 애플의 디자인총괄 수석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가 1989년 설립한 회사다.
이 전무는 입사 7년 만인 2005년 탠저린의 공동대표에 올랐다. 그뒤 삼성전자와 LG전자, 토요타, 니콘, 영국항공(BA) 등 글로벌 기업들의 디자인 전략을 컨설팅해 왔다.
이 전무는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닌 ‘디자인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디자인은 아름다움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고민을 덜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전무가 맡았던 영국항공의 ‘비즈니스 클래스 프로젝트’ 사례를 보면 디자인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그는 ‘S’자 형태로 마주 보게 한 좌석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덕분에 영국항공은 비즈니스석을 20% 더 넣을 수 있었다.
덕분에 영국항공은 해마다 영업이익이 8천억 원씩 늘어났고 지금까지 번 돈만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전자도 이런 디자인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 전무를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디자인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아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명품 디자인’이라고 내세웠던 ‘갤럭시S5’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고 디자인 특화 스마트폰 ‘갤럭시알파’도 매출부진으로 단종위기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무가 삼성전자에 애플과 같은 디자인 혁신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정제품 디자인을 맡기보다 전반적 디자인을 총괄하는 일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