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제네시스 G70에 밀려 스팅어 판매목표를 달성하는 데 먹구름이 끼었다.
현대자동차가 해외에 G70을 출시하기 전까지 기아차는 유럽, 미국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 스팅어 입지 다지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7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5월 국내에서 고성능세단 스팅어를 출시한 뒤 11월까지 모두 5667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에서 스팅어를 8천 대 판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스팅어는 9월 국내에서 같은 차급의 제네시스 중형세단 G70 출시 이후 판매가 계속 줄고 있다. 판매간섭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스팅어 국내판매는 6~7월 각각 1천 대를 넘었지만 8월 여름휴가로 영업일수가 줄어들면서 711대로 내려앉았다. 9월 765대로 소폭 늘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11월 718대 판매에 그쳤다.
G70 국내판매는 9월 출시 이후 꾸준히 늘어 11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2935대였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까지 국내에서 G70 5천 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G70 누적 계약이 이미 5천 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현대차가 출고하는 데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면 올해 G70 판매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해외에서 스팅어가 선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9월부터 유럽에서 스팅어를 판매했다. 스팅어 유럽판매는 9월 194대에 이어 10월 352대로 늘었다. 스팅어가 독일 고급차 격전지로 꼽히는 유럽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차는 11월 미국, 호주, 중국 등에도 본격적으로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스팅어 수출량은 5472대로 연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기아차는 유럽과 미국을 스팅어의 주요 해외시장으로 보고 있다. 스팅어가 11월 유럽과 미국에서 연이어 ‘올해의 차’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향후 현지 판매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특히 미국에서 스팅어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쇼핑몰 안에 스팅어 전시공간인 ‘스팅어 살롱’을 여는 등 적극적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딜러점이 아닌 별도의 전시공간을 마련한 브랜드는 테슬라와 BMW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기아차는 스팅어 살롱을 스팅어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스팅어의 개발 과정, 성능, 디자인 등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앞세워 브랜드 고급화를 꾀하고 있는데 스팅어 살롱도 브랜드 고급화 전략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기아차는 현재 메릴랜드, 일리노이, 뉴욕에 1곳씩 스팅어 살롱을 운영하고 있고 내년 텍사스에 1곳, 캘리포니아에 2곳을 추가로 연다.
하지만 현대차가 G70 해외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스팅어가 해외에서도 G70에 눌러 기를 못 펼 수도 있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에서만 G70을 팔고 있다. 내년 초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에도 G70을 수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