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세타2엔진 리콜과 관련해 현대차의 내수차별과 은폐의혹을 방어해야 한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세타2엔진 리콜논란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에 곤혹스러운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  
 
여승동, 국감에서 현대차 세타2엔진 리콜논란 잠재울까

▲ 여승동 현대자동차 사장.


여승동 현대차 사장은 19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 사장을 현대차 세타2엔진 리콜 관련 증인으로 신청했다.  

현대차는 세타2엔진 문제로 2년 연속 국정감사 대상에 올랐다. 

현대차는 2016년 10월 초 미국 세타2엔진 결함 관련 집단소송에서 수리비 보상, 보증기간 연장 등을 통해 합의를 보자 국내에서도 세타2엔진 차량의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곽진 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해 10월11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내수와 수출용 차량의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고 현대차는 다음날 즉각 국내에서도 미국과 동일하게 보증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 사장은 품질총괄담당으로서 현대기아차의 리콜을 비롯해 품질관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세타2엔진 리콜 관련 의혹을 해소할 적임자로 꼽힌다.

박 의원은 세타2엔진 리콜 과정에서 한국 소비자를 차별했는지, 결함을 알고도 은폐한 사실이 있는지를 놓고 여 사장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9월14일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현대차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10장짜리 매뉴얼을 제출했지만 국토교통부에는 1장짜리 요약본만 낸 점을 들어 국내 소비자를 차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11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현대차 세타2엔진 결함조사 보고서’에서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제작사는 미국공장만의 청정도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는 리콜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또한 설계변경에 따른 불량률 감소 패턴이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며 “동일하거나 유사한 원인에 의해 소착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파악했다. 

현대차는 4월 국토교통부의 결함조사 발표 전에 세타2엔진 차량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고 국토교통부는 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에서 발생한 세타2엔진 결함은 다른 요인 때문에 발생했으며 설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는데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보고서에서 밝힌 의견은 현대차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박 의원은 11일 페이스북 계정에서 한겨레 보도를 인용하며 “결국 현대차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한 것”이라며 “현대차는 지난 2년 동안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들을 속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단단히 준비하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타2엔진 결함원인에 대한 입장은 기존과 동일하다”며 “현재 국정감사가 진행중이어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