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 등에 특사를 보내기 시작하면서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의 특사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래 공백상태에 놓였던 한국의 외교관계를 복원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
◆ 홍석현 트럼프 만나, 이해찬 ‘거물인사’ 기대 받아
홍석현 미국 특사는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15분 동안 만나면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 친서에는 한국과 미국의 북핵공조와 두 국가의 정상회담에 관련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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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석현 미국 특사(가운데)가 17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 ||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논의할 때 ‘평화’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비교적 포용적인 대북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도 태도를 바꿨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홍 특사는 앞으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등 여러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입장을 알리기로 했다. 2005년 주미 한국대사로 일하는 등 미국 사정에 밝고 현지 인맥이 강한 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중국 특사는 1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북핵 문제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관련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특사는 18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기자들에게 “7월에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며 “한국-중국 수교 25주년 기념일인 8월24일경에 두 국가만의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특사는 이날 베이징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의 영접을 받는 등 중국 정부로부터 이례적으로 각별한 예우를 받았다.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의 특사를 수행하기 위해 귀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공산당 산하 매체인 환구시보도 이 특사의 중국 방문을 주제로 실은 사설에서 “이 특사는 한국의 전직 국무총리로 사드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그는 친중파이고 문 대통령이 주요 국가 4곳에 보낸 특사 가운데 영향력이 가장 크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 문희상 ‘셔틀외교’ 재개 기대돼
문희상 일본 특사는 18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 친서에는 두 국가의 정상이 연간 한차례씩 서로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셔틀외교’ 재개를 요청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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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상 일본 특사가 1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 도쿄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 ||
문 특사는 2004~2008년에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일하는 등 일본 정계에 폭넓은 인맥을 보유하고 있어 ‘일본통’으로 불린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도 문 특사의 방문을 놓고 “2011년 12월 이후 멈췄던 셔틀외교가 재개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보도하는 등 기대를 나타냈다.
문 특사가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위안부 합의를 재협상하거나 파기하는 대신 ‘제3의 노선’을 해법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 특사는 아베 총리와 면담한 뒤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해 “진지하게 이야기했지만 더 말하기 거북하다”고 밝혔다.
조윤제 유럽연합(EU)·독일 특사는 18일 출국했다. 조 특사는 유럽연합의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은 뒤 독일을 방문해 유럽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러시아 특사는 22일 러시아로 떠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송 특사는 2013년 한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초청받아 러시아 크렘린궁을 방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