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용 연우 대표이사(사진)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연우는 이미 올해 상반기 한국콜마에 인수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사진은 박상용 대표이사가 2026년 7월21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열린 화장품 패키징 트렌드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콜마홀딩스>

[비즈니스포스트] 콜마그룹의 화장품 용기 자회사 연우를 이끄는 박상용 대표이사가 그룹 편입 이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우는 콜마그룹의 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그동안 K뷰티 호황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며 저조한 실적을 보여왔다. 다만 꾸준한 체질개선 노력 덕분에 올해는 그동안 들어왔던 부정적 평가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 만료되는 임기의 연장 가능성을 놓고도 긍정적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4일 연우의 모회사인 한국콜마와 관련한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연우는 올해 연간 매출 2500억~3천억 원, 영업이익 80억~1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억 원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가 올해 수익성을 상당히 개선하게 되는 셈이다.

연우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1535억 원, 영업이익 67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2억 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면서 콜마그룹 편입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박상용 대표에게 이런 지표는 반가운 신호로 읽힐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한국콜마가 실적 부진에 빠진 연우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그룹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그는 한국콜마홀딩스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2022년 12월 연우 대표이사에 선임됐으며 2025년 3월 한 차례 연임했다.

앞서 윤상현 부회장은 2022년 7월 약 2814억 원을 들여 연우 지분 55%를 인수했으며 2024년 3월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연우를 한국콜마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 이후에는 창업주인 기중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지만 2022년 12월 박 대표로 수장을 교체했다.

하지만 연우는 한국콜마에 인수된 이후 4년 동안 수익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우의 매출은 2022년 2348억 원, 2023년 2364억 원, 2024년 2755억 원, 2025년 2509억 원 수준이었다. 영업이익은 각각 13억 원, 4억 원, 14억 원, 3억 원에 그쳤다.

인수되기 직전인 2021년 매출 2871억 원, 영업이익 299억 원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4%에서 2025년 0.1%로 떨어졌다.

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모회사와 달리 K뷰티 호황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연우는 오랫동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대형 고객사는 주문 물량이 많은 만큼 고객사별로 전용 금형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생산 효율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최근 수년 동안 중소 인디 브랜드가 K뷰티 시장을 주도하면서 소량·다품종 주문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춰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박 대표는 2024년부터 여러 고객사가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표준 양산형 금형과 생산라인의 비중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다만 새로운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금형 투자 비용 등이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2024년 9월에는 인디 브랜드가 밀집한 서울 성수동에 영업사무소를 열고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이곳에서 매월 '패키징 트렌드 리포트 데이'를 개최해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들에게 용기 기술과 시장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 연우는 2024년 9월 서울 성수동에 영업사무소 겸 쇼룸 '연우 성수(사진)'를 열고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이곳에서 매월 '패키징 트렌드 리포트 데이'를 개최해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들에게 용기 기술과 시장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콜마홀딩스>


이러한 노력 속에 기존 대형 고객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우 전체 매출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2% 수준에서 2025년 15%, 올해 상반기 9%까지 떨어졌다.

최근 인디 브랜드가 해외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면서 박 대표가 연우의 용기 제조 기술력을 활용할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규모가 작은 인디 브랜드는 비용 부담과 제품 출시 속도를 고려해 범용 용기를 선호해 왔다. 다만 브랜드 규모가 커지면서 용기의 디자인과 기능으로 제품을 차별화하려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우는 내용물의 배출량을 조절하는 등 기능성 펌프 용기 제조에 강점을 갖춘 업체다. 인디 브랜드가 용기 차별화에 나설수록 연우의 기술력이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8월 보고서에서 “연우의 2분기 흑자전환은 규모가 커진 인디 브랜드가 펌프 용기 수주를 늘린 영향이 크다"며 "펌프 용기 채택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7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박 대표의 연임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콜마그룹은 최근 3년 동안 임원인사 결과를 대외에 알리지 않고 내부적으로 진행해 왔다. 박 대표의 연임 여부도 향후 이사회 결정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생물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도 받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경력을 시작해 한화생명보험 미래전략실장 등을 지냈으며 2020년 3월 한국콜마홀딩스 경영지원실장으로 합류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