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계약 종료를 둘러싼 분쟁을 피하려면 임차인의 이사 통보만 믿지 말고 계약 해지 의사와 통보자의 대리권을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임대차 관련 분쟁이 많다. 주택임대차법, 상가임대차법을 통해 임차인의 보호가 강화되면서 임대차기간의 만료, 해지에 관한 분쟁이 늘어났다.

계약을 체결할 때와 해지 등을 통해서 종료시킬 때에는 항상 법률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법상 주택임대차의 최단 존속기간은 2년이고,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가령 2021년 10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 임차인은 2023년 10월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거나 묵시적 갱신이 될 수 있고, 그 임대차기간이 도과한 다음에는 임대차기간이 2년으로 의제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할 수 있다. 다만 해지 통지를 하고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계수정(가명)은 2021년 10월 임차인 장희숙(가명)에게 주택을 임대하고, 한 차례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장희숙의 남편 부승권(가명)이 임대차계약을 주도적으로 체결했고, 공인중개사나 임대인 계수정에게 주로 연락을 해왔다.

부승권은 2025년 4월 계수정에게 문자로 "중개사에게 이사 간다고 말해두었어요. 집 전세 내놓고 연락 주세요"라고 보냈다. 계수정은 당장 보증금이 마련되지 않고, 정부의 주택 규제 때문에 직접 입주하려고 당장 답변은 하지 않다가 2025년 10월 보증금이 마련되었으니까 집을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부승권은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갱신되어서 2027년 10월까지 유효하게 계속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건물인도를 거부했다.

임대인 계수정은 이 경우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주어진 내용만 놓고 보면, 계약을 해지하고 임차인을 내보내기 어렵다. 왜냐하면, 계약해지는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해야 하고, 계약관계 종료의 의사가 분명하게 표시되어야 하는데, 계약 당사자가 아닌 부승권이 해지 의사표시를 하면 이 해지 의사표시는 무효가 될 수 있다.

둘째로, 대리인이 의사표시를 대신할 경우에는 본인과 대리인을 구분하여 의사표시를 해야 하고, 본인으로부터 대리권을 위임받은 사실이 명시되어야 하는데, 그런 표시 없이 남편인 부승권의 문자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계수정은 2027년 10월까지 기다려야만 할까?

그 전에 증거를 확보해두면 적법한 해지를 전제로 임차인을 내보낼 수 있다. 첫째로, 계약 당사자인 장희숙에게 연락해서 2025년 4월 부승권이 한 해지 의사표시를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 해지 통지에 대해서 동의했는지 녹음해두는 것이다. 부부관계에서 이사를 갈 경우 서로 협의했을 가능성이 높고, 장희숙이 방심하면 이 해지에 대하여 알고 동의한 사실을 자백하는 경우도 있다. 연락을 하면서 기존에 해지를 하겠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입장을 바꾸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묻다 보면, 방심한 상태에서 인정할 수 있다.

둘째로, 상대방에 대해서 이 해지가 적법한 것을 전제로 내용증명 등을 보내고, 이를 증거로 해서 건물인도 청구 본안소송이나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주택 임대차 계약에서 계약관계를 종료하는 경우 상당히 많은 분쟁이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적법한 해지통지를 하지 않아서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입는다. 계약 체결 전이나 계약관계를 종료할 때에는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얻고, 해지 여부에 대하여 분쟁이 예상된다면 변호사를 선임해서 적법하게 해지통지를 하는 것이 좋다.

계수정은 제때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임대차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주상은/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파트너변호사
글쓴이 주상은 변호사는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파트너변호사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공인 재개발 재건축 전문변호사이고, 주로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건설 부동산 사건들을 취급해왔다. 대학원에서 민사법을 전공했다. 대학원에서는 논문을 주로 작성하다가 변호사가 된 후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법언어를 쉬운 일상 용어로 풀어 쓰는 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칼럼을 통해 일반인들이 법에 대해서 가지는 오해를 조금씩 해소해나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