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기중기가 2023년 3월30일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 현장에서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이 공격받으면 인공지능(AI) 산업을 비롯한 세계 전자산업의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하면 당해에만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5%에 해당하는 4조 달러 이상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기고문을 전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시설 다수가 북한의 공격 범위에 있다는 점은 전쟁 발발 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공장이 있는 도시가 방사포 등 북한군 무기 사정권에 들어가 전쟁으로 타격을 입으면 세계 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경기도 평택까지 거리는 100㎞ 안팎이다.
북한군은 지난 9월22일 시험사격했다며 공개한 갱신형 220㎜ 방사포가 최대 115㎞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댄 블루멘틀 AEI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전쟁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설비가 파괴되면 대부분의 전자기기 제조사가 공장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며 “컴퓨터와 스마트폰 가격이 폭등하고 데이터센터 건설도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는 인공지능 가속기를 비롯한 핵심 인프라에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이러한 인공지능 가속기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공급량의 약 3분의 2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해 한반도 전쟁에 따른 취약성이 크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해 반도체 제조 설비를 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첨단 반도체 제조 설비를 구축하려면 공장당 수백억 달러의 비용이 들고 완전 가동까지 수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등 다른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제조 시설을 짓고 있지만 한국의 생산량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이어졌다.
블루멘틀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군사적 역량이 강화되고 한미 양국의 억제력이 약화할 경우 충돌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해 실전 경험을 쌓고 러시아로부터 방공·전자전 관련 장비를 지원받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고 경제적 지원을 이어가는 점도 한반도 안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북한이 도발을 확대하거나, 중국과 대만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을 틈타 한반도에서 추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언급됐다.
블루멘틀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 지배력은 한반도를 세계 경제의 숨겨진 병목 지점으로 만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적 재앙을 피하기 위해 북한 도발을 묵인하지 말고 억지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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