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이 글로벌 기판 소재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공급 부족을 예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대덕전자의 반도체 기판 기술 홍보용 이미지. <대덕전자>
대덕전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AMD를 비롯한 고객사와 단가 인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반도체와 IT업계 전반 원가 구조에 악영향이 퍼질 수 있다.
로이터는 27일 “이란 전쟁으로 기판 공급망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이는 IT기업 전반에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뒤 주변의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군사보복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고순도 폴리페닐렌에테르(PPE) 레진 생산 설비도 타격을 받아 4월 초부터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PPE는 인쇄회로기판 제조에 핵심 소재”라며 “인쇄회로기판은 스마트폰과 PC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과 인공지능(AI) 서버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해당 설비는 전 세계 고순도 PPE 출하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히 생산 중단이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로이터는 PPE 소재를 확보하는 일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중동 지역의 해상 물류 이동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뒤 원유와 천연가스, 화물의 주요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기 시작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인쇄회로기판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인공지능 서버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한 데 영향을 받았다.
▲ 삼성전자 HBM4E 고대역폭 메모리 웨이퍼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인쇄회로기판 가격이 4월에만 전월 대비 약 40% 상승했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도 제시됐다.
골드만삭스는 “클라우드 서버 업체들은 앞으로 수 년 동안 공급부족 사태 지속을 예상하고 있다”며 “따라서 기판 단가가 더 상승하더라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AMD 등 반도체 기업의 협력사인 대덕전자가 이미 고객사들과 기판 공급가격 인상을 위한 논의도 시작했다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판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고객사보다 공급사들과 논의를 진행하는 일이 우선순위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판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원재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구리와 유리섬유 등 기판 생산에 필요한 다른 소재의 가격도 3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인쇄회로기판 협력사인 중국 빅토리자이언트테크놀로지스도 이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기판 소재의 공급 부족과 가파른 원가 상승은 결국 반도체 기업들에 전가될 공산이 크다.
이는 결국 전자제품이나 서버의 판매가에도 반영돼 일반 소비자와 기업들에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는 올해 글로벌 인쇄회로기판 시장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12.5% 늘어난 958억 달러(약 14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기관 프리스마크의 분석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