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은행들이 기업대출 연체율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은행들은 부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신용평가 체계와 여신심사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건전성 관리'와 '기업대출 확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 관리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6년 2월 말 국내은행 중소법인대출 연체율은 1.02%로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9개월 만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중소기업대출과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 악화로 이어졌다. 중소기업대출은 크게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대출로 나뉜다.
2월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2%,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0.76%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각각 0.10%포인트, 0.09%포인트 높아졌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연체율을 놓고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힘을 주는 ‘생산적금융’ 정책을 고려했을 때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생산적금융은 금융권이 공급하는 자금이 경기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처를 향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적금융의 취지가 첨단산업·미래성장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인 만큼 은행들은 다소 위험성이 있는 기업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이 적극적 규제 완화로 공급 여력을 늘려주고 있어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은 보다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17일 은행권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심사를 거쳐 재발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손실 사건을 운영리스크 산출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한다. 시장리스크 산출 시 제외되는 구조적 외환 포지션 승인대상을 확대하고 내부신용평가모형 개선을 위해 재개발할 때 빠르게 승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자금공급 여력은 최대 74조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규제 완화 발표 이후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은행들의 생산적금융 촉진을 위해 자본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며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은 은행들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은행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신용평가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고 심사 인력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미래 부실 가능성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날 신용평가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비재무평가 계량화와 재무분석 기능을 고도화해 신용등급 변별력과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개편의 일환으로 투자 전용 신용평가 모형도 신설한다. 기술력·성장성을 중점 평가하는 방식을 적용해 벤처·스타트업을 비롯한 생산적금융 지원 대상에 대한 심사 기반을 한층 정교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5대 은행도 심사 역량 고도화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3월 기업 비재무 신용평가 체계인 ‘벤치마크모형’을 개선해 기업여신 리스크 관리 정밀도를 높였다.
벤치마크모형은 기업의 재무정보와 대안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재무 평가항목별 기준등급을 자동 산출하는 평가모형이다. 여신심사자의 정성적 판단을 보완하는 참조지표로 사용된다.
우리은행은 그룹 차원의 ‘AI 기반 경영시스템 전환’에 따라 여신심사에 AI 기술을 활용해 속도와 정확성을 개선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AI 전환 사업 가운데 기업여신 관련 사업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며 “생산적금융 관련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그룹 차원에서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벤처·첨단·혁신기업 등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와 산업 특성을 고려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 위함이다. 재무 정보부터 대안정보까지 고루 활용해 사업성·시장 성장성·기술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기업 평가 체계”라며 “혁신 기업과 국가 전략 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금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신용평가모형과 조기경보모형 고도화로 부실차주 사전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여신심사 인력이 첨단산업 등 낯선 사업군을 이해하고 성장성과 리스크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교육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안에 ‘생산적금융 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 산업에 대한 이해와 금융 실행 역량을 겸비한 생산적 금융 전문 인력 양산을 목표로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룹의 생산적금융 전략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교육 체계 전반을 고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첨단전략산업 현장연수, 전문가 연계 교육 등을 병행해 실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은행들은 부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신용평가 체계와 여신심사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건전성 관리'와 '기업대출 확대'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 은행들이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속 생산적금융 확대 부담을 안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연체율 관리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6년 2월 말 국내은행 중소법인대출 연체율은 1.02%로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9개월 만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중소기업대출과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 악화로 이어졌다. 중소기업대출은 크게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대출로 나뉜다.
2월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2%,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0.76%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각각 0.10%포인트, 0.09%포인트 높아졌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연체율을 놓고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힘을 주는 ‘생산적금융’ 정책을 고려했을 때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생산적금융은 금융권이 공급하는 자금이 경기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처를 향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적금융의 취지가 첨단산업·미래성장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인 만큼 은행들은 다소 위험성이 있는 기업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이 적극적 규제 완화로 공급 여력을 늘려주고 있어 은행권의 건전성 부담은 보다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17일 은행권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심사를 거쳐 재발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손실 사건을 운영리스크 산출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한다. 시장리스크 산출 시 제외되는 구조적 외환 포지션 승인대상을 확대하고 내부신용평가모형 개선을 위해 재개발할 때 빠르게 승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자금공급 여력은 최대 74조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규제 완화 발표 이후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은행들의 생산적금융 촉진을 위해 자본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며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은 은행들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은행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신용평가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고 심사 인력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미래 부실 가능성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날 신용평가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비재무평가 계량화와 재무분석 기능을 고도화해 신용등급 변별력과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개편의 일환으로 투자 전용 신용평가 모형도 신설한다. 기술력·성장성을 중점 평가하는 방식을 적용해 벤처·스타트업을 비롯한 생산적금융 지원 대상에 대한 심사 기반을 한층 정교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 은행들이 기업대출 심사 역량 고도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설치된 ATM. <연합뉴스>
5대 은행도 심사 역량 고도화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3월 기업 비재무 신용평가 체계인 ‘벤치마크모형’을 개선해 기업여신 리스크 관리 정밀도를 높였다.
벤치마크모형은 기업의 재무정보와 대안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재무 평가항목별 기준등급을 자동 산출하는 평가모형이다. 여신심사자의 정성적 판단을 보완하는 참조지표로 사용된다.
우리은행은 그룹 차원의 ‘AI 기반 경영시스템 전환’에 따라 여신심사에 AI 기술을 활용해 속도와 정확성을 개선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AI 전환 사업 가운데 기업여신 관련 사업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며 “생산적금융 관련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그룹 차원에서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벤처·첨단·혁신기업 등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와 산업 특성을 고려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기 위함이다. 재무 정보부터 대안정보까지 고루 활용해 사업성·시장 성장성·기술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업 성장성 신용평가 시스템은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기업 평가 체계”라며 “혁신 기업과 국가 전략 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금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신용평가모형과 조기경보모형 고도화로 부실차주 사전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여신심사 인력이 첨단산업 등 낯선 사업군을 이해하고 성장성과 리스크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교육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안에 ‘생산적금융 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 산업에 대한 이해와 금융 실행 역량을 겸비한 생산적 금융 전문 인력 양산을 목표로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룹의 생산적금융 전략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교육 체계 전반을 고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첨단전략산업 현장연수, 전문가 연계 교육 등을 병행해 실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