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회원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춰 경제계의 대표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
, 삼일회계법인 등 여러 분야의 대표기업 65곳이 새 회원이 됐지만 인터넷 대표기업인 네이버와 다음한테는 바람을 맞았다.
◆ 신산업 분야 포괄해야 대표성 유지..고육지책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삼일회계법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하나투어, SPC, 스타벅스커피, 패션그룹 형지, 다원디자인 등 업종 대표 기업의 입회를 승인했다. 삼일회계법인 외에 삼정, 안진, 한영 회계법인도 모두 전경련 회원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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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전경련 회장 |
최근까지 한 해 평균 겨우
8-9개 업체의 입회를 승인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 허 회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의 기업에 문호를 개방해 다양한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
전경련은 또 한미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등 중견 벤처기업과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IT서비스산업협회, 은행연합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여행업협회, 한국백화점협회 등 비제조업 분야 업종 단체의 입회도 승인했다. 이로써 전경련 회원사는 모두 554개 기업 및 단체로 늘었다.
전경련의 문호 개방은 상황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처이면서도 '고육지책' 성격이 강하다. 허 회장은 지난 해 11월 회장단 회의에서 ‘전경련의 경제계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서비스 분야 기업 및 중견기업, 신산업 분야 업종 단체로 회원 가입 문호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3개월여의 고심 끝에 도출된 결과물이 이번 입회 승인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을 실천하는데 핵심 기업으로 꼽혔던 네이버, 다음 등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업체가 회원 가입을 보류해 알맹이가 빠진 것 아니냐는 평가다. 전경련은 지난해말부터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업체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네이버, 다음 등은 중소기업과 상생을 강화하는 활동에 중점을 두겠다는 해명과 함께 가입신청을 보류했다.
554개 업체 및 단체를 아우르는 경제계 조직으로 다시 진용을 갖춘 전경련은 오는 20일 가입사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열어 회장단의 규모 확대, 향후 사업 및 조직 개편 방안을 논의한다. 정기총회에 앞서 130여개 이사회 회원사가 참여하는 이사회도 개최한다.
◆ 회장단 개편도 관심...새로운 얼굴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전경련 회장을 맡아 연임하고 있다.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 19명과 상근부회장 1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3년 정기총회에서 21명으로 꾸려졌던 회장단은 STX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강덕수 STX엔진 이사회 의장이 전경련 부회장직을 내놓은 데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빠질 것이 확실시돼 충원이 필요하다.
허 회장은 올해 총회를 계기로 회장단의 범위를 50대 그룹으로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50대 그룹의 총수 가운데 10명 안팎이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은 대그룹이 분화할 경우 대표로 거론되는 1개 업체만 회장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불문율로 돼있다. 그래서 50대 그룹에 포함되더라도 회장단에서 제외되는 곳이 상당수에 달한다.
이병철 창업주가 세운 삼성의 경우 삼성그룹이 회장단에 들어가고 CJ, 한솔, 신세계그룹이 빠진 게 좋은 사례다. 현대는 현대기아차그룹이 회장단에 들어가면서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현대백화점, KCC, 현대산업개발그룹이 회장단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됐다.
영입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는 총수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 두세 명이다. 이들은 각각 재계 서열 33위, 43위에 랭크돼 있다. 또 조만간 물러날 정준양 포스코 회장 후임으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재계 22위 부영의 이중근 회장, 24위 OCI의 이수영 회장, 30위 영풍의 장형진 회장, 36위 대성의 김영훈 회장, 41위 세아홀딩스의 이순형 회장, 46위 하이트진로의 박문덕 회장, 51위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 등이 부회장 영입 대상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