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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채굴 화석연료로 탄소중립까지 에너지 수요 충당. 신규 발굴 중단해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5-31 15: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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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채굴 화석연료로 탄소중립까지 에너지 수요 충당. 신규 발굴 중단해야"
▲ 정비를 위해 입항한 에퀴노르사 소유 해상 석유 시추선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에너지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화석연료가 이미 확보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각국이 기후 목표를 약속한 대로 실천한다면 신규 화석연료 채굴지를 탐사할 필요가 없어 각국 정부가 이제는 신규 화석연료 발굴 프로젝트 승인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30일(현지시각)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국제연구소(IISD)' 등 연구진은 현재 세계적으로 채굴되는 화석연료만으로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까지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두 기관의 연구진은 해당 결과를 정리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등재했다.

그레그 무티트 IISD 선임 연구원은 공식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는 각국 정부에 1.5도 경로를 지키는 세계에서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더는 필요없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며 “파리협정 목표를 지키려면 각국 정부는 지금 당장 화석연료 발굴 탐사를 중지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전력 생산 프로젝트도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협정 목표란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시대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약속한 것을 말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서 제시된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들을 활용해 이번 분석을 진행했다. 어떤 시나리오에 대입해봐도 현재 보유한 채굴량은 향후 증가할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이는 각국이 약속한 대로 파리협정 목표를 지키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세계 각국은 해당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2030년까지 글로벌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2022년보다 3배 이상 늘리기로 결의했다. 약속대로 재생에너지가 확보된다면 2030년대부터는 화석연료 사용량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결론과도 비슷하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파리협정 목표를 지킨다고 가정하면 각국은 신규 화석연료 탐사 프로젝트를 모두 중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2030년부터는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봤는데 이번 연구로 2030년대부터 화석연료 퇴출이 시작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더 실릴 수 있다.

퍼거스 그린 UCL 정치학 교수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복잡하고 장기적 목표에 책임성이 다소 부족한데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필요없다’는 메시지는 강력하고 명확하다”며 “정부가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 지원책을 내놓는지 여부가 향후 그들이 기후목표에 진지한지 평가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CL이 있는 영국에서는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연구 결과와 방향성이 일치하는 견해를 보였다.
 
"현재 채굴 화석연료로 탄소중립까지 에너지 수요 충당. 신규 발굴 중단해야"
▲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 < Flickr >
차티야나 쿠마르 영국 싱크탱크 신경제재단(NEF)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 업계는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 빠르게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며 “다만 이 전환 과정은 정의롭게 실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총선을 앞두고 있는 노동당도 주요 공약으로 화석연료 채굴 프로젝트 허가 발부 중단을 내걸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는 올해 초 스코틀랜드 방문 과정에서 “영국이 북해 유전을 향한 높은 에너지 의존성을 유지하는 것은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전환을 추진해 낮은 전기요금, 좋은 직장, 에너지 안보, 기후대응 모두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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