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해운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육송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한진이 주목받고 있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핵심자산 일부를 사들여 지원해왔는데 해운업 재도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을 인수한 한진을 통해 해운업에 다시 도전할지 관심이 쏠린다.

  조양호, 계열사 한진 앞세워 해운업 다시 뛰어들까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은 지난해부터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에 대응해 일부 핵심자산을 잇달아 사들이며 지원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한진의 알짜자산 인수가 해운업에 진출할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8월3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해운업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그는 “어떤 상황이 닥친다 해도 그룹 차원에서 한진해운과 해운업 재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면서 “임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믿음을 품고 함께 해 달라”고 말했다.

한진은 한진그룹에서 육상운송에 주력하고 있다. 해운업도 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자릿수에 그친다.

한진은 지난해 말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해운신항만 지분 50% 전량을 1355억 원에 인수했고 최근 동남아항로 일부 운영권도 621억 원에 넘겨받기로 했다. 한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터미널법인 지분 21.33%도 230억 원가량에 취득했다.

한진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6월 말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16.67% 전량을 신세계그룹의 센트럴시티에 1658억5천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한진이 매입한 한진해운 자산들은 대부분 알짜로 평가받는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아시아노선 영업권을 인수하면서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 진출을 통한 해운사업 강화”라고 인수목적을 설명했다. 한진이 인수한 아시아노선은 운항거리가 짧아 비교적 쉽게 해운업에 뛰어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 현대상선이 매물로 나올 경우 한진에서 현대상선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조 회장이 해운업에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번엔 한진해운을 포기했지만 앞으로 해운업황이 좋아지고 기회가 오면 다시 되찾고 싶을 것”이라며 “그전까지 한진을 통해 해운업에서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진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조 회장이 한진의 해운부문을 키울 가능성을 높여준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 택배부문은 물량확대와 함께 영업이익률 3%대에 진입할 것”이라며 “해외물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육상운송과 렌터카부문도 선전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