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가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쿠쿠전자는 전자밥솥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어 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현금부자 쿠쿠전자가 상장하는 이유  
▲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쿠쿠전자는 현금성 자산을 2천억 원 보유해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이 때문에 상장추진이 자금확보가 아니라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쿠쿠전자는 기업공개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글로벌 가전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정현교 쿠쿠전자 재무이사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상장하게 된 것”이라며 “기업 투명성을 높여 글로벌 건강생활가전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는 상장으로 대외 신인도를 높여 해외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다. 쿠쿠전자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1년 6%에서 지난해 10%로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쿠쿠전자는 21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첫 번째 매장을 냈다. 베트남 진출 12년 만에 독자매장을 낸 것이다. 쿠쿠전자는 베트남 주요도시에 매장을 더 개설하기로 했다.

쿠쿠전자는 중국시장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2조 원 규모로 매년 10%씩 성장하는 중국 전기밥솥시장을 잡겠다는 목표다.

쿠쿠전자는 전체 매출 중 3%를 차지하는 면세점 매출이 중국 관광객들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항에서 전기밥솥을 몇 개씩 사가지고 귀국하는 중국 관광객을 찾기 어렵지 않다. 정 이사는 “중국의 프리미엄 밥솥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에서 프리미엄 밥솥 하면 쿠쿠를 떠올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구본학 사장은 지난달 “생활가전도 한류열풍이 불면서 중국에서 일본밥솥 수요가 한국밥솥으로 이동 중”이라며 “중국 프리미엄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쿠전자가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꼭 해외진출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에서 장남 구본학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상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구본학 사장은 동생 구본진씨와 함께 쿠쿠밥솥의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 쿠쿠홈시스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그런데 2012년 쿠쿠전자가 쿠쿠홈시스를 흡수합병했다. 쿠쿠전자 지분을 44.86% 보유하고 있던 쿠쿠홈시스가 쿠쿠전자에 합병되면서 구본학 사장은 자연스럽게 통합법인 지분을 33.1%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구본학 사장은 증여세를 내지 않고 쿠쿠전자를 자연스럽게 물려받게 돼 편법승계라는 비난도 받았다.

이번 기업공개에서 쿠쿠전자가 구주매출 방식으로 내놓는 지분은 총 25%인데 구본학 사장의 동생 구본진씨(15%)와 관계사인 엔탑(9.54%)이 보유한 주식과 자사주(0.64%) 등이다. 구본진씨 지분과 자사주는 2012년 쿠쿠홈시스 합병으로 발생한 지분 중 일부다.

이번 상장을 통해 동생 구본진씨의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쿠쿠전자에 대한 구본학 사장의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쿠쿠전자는 구자신 회장이 1978년 설립한 성광전자가 전신이다. 구자신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10촌간이다. 쿠쿠전자는 1998년 쿠쿠 브랜드 출시 후 15년째 전자밥솥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고객만족도에서도 13년 연속 1위를 할 만큼 높은 브랜드파워를 지니고 있다. 2002년 브랜드명인 쿠쿠를 사명으로 변경했다.

구본학 사장이 대표로 취임한 2006년 이후 쿠쿠전자는 정수기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며 몸집을 더욱 불렸다. 2006년 매출 290억 원에서 지난해 5088억 원(연결 기준)으로 17배 넘게 늘었다.

쿠쿠전자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9~30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다음달 7일 증시에 상장한다. 시가총액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