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은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다. 이석주 사장과 함께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애경그룹의 주축인 유통·화장품·생활용품 사업뿐 아니라 새 성장동력인 항공사업도 큰 타격을 받게 되자 경영상황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60년 8월13일 서울에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과정을 마쳤다.

애경산업 감사로 그룹에 입사했고, 애경유지공업 대표와 애경그룹 부회장을 지냈다.

총괄부회장에 취임한 뒤 그룹 구조개편 작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

애경백화점을 세워 유통업에 진출했고, 애경개발을 세워 레저와 부동산 개발업을 시작했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항공업에 진출해 제주항공을 국내 저비용항공사 1위로 키워냈다.

어머니인 장영신 회장을 향한 효심이 깊고 형제 사이 우애가 돈독하다.

동생과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경영을 맡기고 굵직한 그룹 현안만 주로 챙긴다.

경영활동의 공과


△그룹의 IT 역량 강화
애경그룹은 그룹의 IT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IT 전문 계열사를 신설하고 메타버스 등 최신 IT 트렌드 도입에 힘쓰고 있다.

애경그룹은 2022년 신년회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애경그룹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해 그룹 사옥인 애경타워를 구현한 메타버스 공간 ‘AK 메타버스’를 만들고 그 안에 애경산업, AK플라자, 제주항공, 애경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테마 공간도 만들었다.

애경그룹은 AK 메타버스 안에 해돋이 공간, 신년 운세를 볼 수 있는 공간, OX 퀴즈존 등을 마련했으며 신규 입사자들이 서로 인사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AK플라자는 임직원 대상으로 메타버스에서 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방송을 열기도 했다.

AK홀딩스는 2021년에 IT 신사업을 발굴할 자회사를 출범했다.

AK홀딩스는 2021년 10월26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AK아이에스 설립을 결의하고 11월2일 법인설립 등기를 마쳤다.

AK아이에스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로보틱스, 스마트팩토리, 전기차 충전 등 그룹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관련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역할을 맡았다.

AK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현재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하고 있는 IT 사업의 양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 IT 서비스의 역량 강화와 전기차 충전,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전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K아이에스는 2022년 1월19일 산학간 협력 및 인력교류 확대를 위해 국민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 AK홀딩스 실적.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력사업 위기
애경그룹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업과 유통업, 생활용품·화장품업 등 모든 주력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력 계열사인 제주항공, 애경산업의 2021년 매출은 2020년보다 줄어들었다. 두 회사는 2020년에도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다.

제주항공은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731억 원, 영업손실 3171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이 27.6% 줄어들면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보다 5.6% 줄어 개선됐다.

제주항공은 2021년 상반기에 자본금이 자본총계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2021년 10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행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2021년 사업보고서 기준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588.1%다.

2020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제주항공은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770억 원, 영업손실 3358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이 72.8% 줄어들면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게다가 영업손실 규모가 921%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2022년에도 국제선 여객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여객의 완전 정상화 시기는 2023년 3분기로 예상한다”며 “다만 2022년에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변동비인 항공연료비와 관련된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경산업 역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739억 원, 영업이익 244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 늘었다. 하지만 2021년 영업이익은 2019년 영업이익의 40.2% 수준이다.

애경산업은 2020년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5881억 원, 영업이익 224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16.1%, 영업이익은 63% 줄었다.

코로나19를 떠나 애경산업의 브랜드 파워가 저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경산업은 브랜드 노후화 개선, 브랜드 인수 등 전반적으로 성장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백화점과 쇼핑몰 사업 역시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백화점과 쇼핑몰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에이케이에스앤디는 2021년에 매출 2267억 원, 영업손실 247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이 6.4%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12% 늘어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8.8%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2021년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기도 하다. 에이케이에스앤디의 2021년 기준 자본금은 2255억7327만 원, 자본총계는 433억5131만 원이며 자본잠식률은 80.78%에 이른다.

주력사업의 부진으로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2020~21년 실적도 좋지 못했다.

AK홀딩스는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1677억 원, 영업손실 1657억 원을 냈다. 매출이 2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매출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5.7% 줄었다.

AK홀딩스는 2020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6200억 원, 영업손실 2216억 원을 냈다. 매출이 30.3%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애경유화, 애경화학, AK켐텍을 통합해 애경케미칼 설립
애경그룹은 2021년 11월1일 화학 계열사인 애경유화, 애경화학, AK켐텍을 통합해 합병법인 애경케미칼을 출범했다.

애경유화는 2021년 9월6일 이사회를 열고 애경유화가 애경화학과 AK켐텍을 흡수합병해 합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 합병안은 9월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원안대로 가결됐다. 합병 기일은 11월1일로 정해졌다.

지주사 AK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었던 애경유화 지분 49.44%는 합병을 통해 애경케미칼 지분 62.23%로 전환됐다. 애경케미칼 대표에는 애경화학 대표이사를 지낸 표경원 전무가 임명됐다.

애경그룹은 화학 3사가 보유하고 있었던 노하우, 자산 등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애경케미칼을 ‘글로벌 리딩 케미칼 컴퍼니’로 만드는 것을 합병 이후 목표로 설정했다.

화학 사업을 그룹의 성장 돌파구로 삼아 항공, 화장품, 유통 등 기존 주력 분야의 업황 부진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애경케미칼은 중장기 재무목표로 2030년 매출 4조 원, 영업이익 3천억 원 달성을 제시했다. 애경케미칼의 2021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5701억 원, 영업이익은 933억 원이다.

애경케미칼은 중국에 연간생산 7만 톤 규모의 무수프탈산(PA)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아라미드 등 미래 신소재 발굴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글로벌 스탠더드 맞추기 위한 ESG경영 도입
애경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ESG경영 도입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2021년 8월17일 온라인 이사회를 통해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이사회 안에서 독립 위원회로 기능하며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 지배구조의 투명성 및 효율성 제고 방안 등을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일을 맡는다. 첫 사외이사 의장에는 이삼규 예일회계법인 고문이 선임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 안건도 통과됐다.

기업지배구조헌장의 주요 내용은 △주주의 권리 및 책임과 공평한 대우 △이사회 운영 및 이사의 의무와 책임 △감사위원회 및 외부감사인 △이해관계자의 권리 보호 △공시 및 시장에 의한 경영감시 등이다.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내부거래위원회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된 계열사는 제주항공, 애경산업, AK플라자 등이다. 애경케미칼도 2022년 안으로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애경산업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기업 ESG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획득했다. 2020년 종합 B등급을 받았는데 1년 만에 A등급으로 2등급 상승한 것이다.

제주항공 역시 2021년에 종합 B+등급을 받아 2020년 B등급보다 1등급 상승했다.

△제주항공 통한 이스타항공 인수 시도와 철회
채형석은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시도했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업황이 악화하자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제주항공은 2020년 7월23일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해 이스타홀딩스와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2020년 7월 채형석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불러 인수합병 성사를 촉구하고 고용노동부가 체불임금 해소와 관련된 의견을 듣는 등 정부가 나서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지 5개월 만에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인수 포기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와 관련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2020년 9월 중순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에 계약금 115억 원과 대여금 100억 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스타항공은 2020년 10월 초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며 제주항공에 인수합병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0부는 2021년 2월 대여금 반환 소송 1심에서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대여금 100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2021년 3월22일 증권거래소에 등재한 사업보고서에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적었다가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송을 수행하겠다”고 기재 내용을 정정하는 소동을 벌였다. 대여금 반환 소송 1심 승소에 관한 내용을 계약금 반환 청구소송 항목에 잘못 기재한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개발(R&D) 강화 위한 대규모 종합기술원 건설 계획 무산
애경그룹은 인천 송도에 대규모 종합기술원을 건설하는 공사를 2021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하자 그만두었다.

2021년 8월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애경그룹과 맺은 송도 첨단산업 클러스터 내 산업시설용지 2만8천722㎡에 대한 토지매매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로 애경그룹이 더 이상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착공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애경그룹은 최종적으로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애경그룹은 ‘애경그룹 송도 종합기술원’(가칭)을 설립하기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 국제도시 첨단산업 클러스터 B구역 안의 부지 2만8772㎡를 345억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애경그룹은 A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6 대 4의 비율로 투자해 연면적 3만3천㎡ 규모의 종합기술원을 건설하려고 했다. 2021년 착공, 2022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였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오른쪽)과 안용찬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AK홀딩스 통해 애경케미칼 지배력 강화
채형석이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AK홀딩스는 2019년부터 계열회사 애경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한 데 이어 2021년에 화학 3사를 합병하면서 지분을 더 늘렸다.

AK홀딩스는 2019년 12월부터 4차례에 걸쳐 애경케미칼(당시 애경유화) 주식 73만25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AK홀딩스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애경케미칼 주식을 추가 매입해 합병 직전인 2021년 중순에는 지분율이 49.44%까지 올랐다.

이어 애경그룹의 화학 3사가 애경케미칼로 통합되면서 AK홀딩스가 보유한 애경케미칼 지분은 62.23%로 늘었다.

유통업계에서는 AK홀딩스가 애경케미칼 지분을 계속 늘리는 것을 두고 채형석의 경영권 승계를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AK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채형석이므로 AK홀딩스가 애경케미칼 지분을 늘릴수록 채형석의 지배력이 커진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AK홀딩스의 지분 확대는 지배구조 확대를 위한 것으로 그 이외의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애경그룹은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9년 11월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본입찰에는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애경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은 항공 노하우를 지닌 유일한 입찰자”라며 “항공사 사이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경그룹은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항공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실패했다.

본입찰에서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은 2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인수가격을 써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제시한 2조4천억 원대에 크게 밀렸다.

애경그룹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짧은 입장문을 내어 “항공업 동반자인 아시아나항공이 빠른 시일 내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지정돼
애경그룹은 2019년에 처음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5월15일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59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때 새로 지정된 기업집단은 애경그룹과 다우키움그룹이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기업집단현황 등을 공시해야 할 의무가 생기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이 금지된다.

애경그룹은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신사옥 준공, 계열사 상장 등으로 2018년에 자산총액이 5조2천억 원에 이르게 되어 공시대상 기업집단 선정 기준을 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1년 기준으로 보면 애경그룹의 자산 규모는 5조5890억 원, 자산 규모 순위는 61위다.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자진사퇴
안용찬 전 부회장은 2018년 12월5일 돌연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사임하겠다고 했다. 임기가 2021년 3월까지 2년가량 남아 있는 시점이었다. 채형석과 안 부회장은 처남과 매부 사이다.

안 전 부회장은 2018년 12월 말까지 부회장으로 남아 있다가 2019년이 시작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안용찬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의 자진사퇴 배경을 두고 채형석의 애경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장영신 회장의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 애경그룹 경영권 승계가 굳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안용찬이 자리를 비켜주기로 결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안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환갑이 되는 해에 퇴임하는 것을 목표했다는 뜻을 밝혔다”며 “제주항공의 실적이 좋아 박수를 받는 지금이 스스로 계획했던 은퇴 시기와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용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 뒤 안 전 부회장이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안 전 부회장의 사퇴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찰은 2019년 1월부터 안 전 부회장 등을 불러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이후 안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2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안 전 부회장의 사임 이후 제주항공은 이석주 대표이사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애경그룹 사옥 홍익대 부근으로 이전
애경그룹은 2018년 8월 기존 사옥을 떠나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 지은 신사옥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1956년 서울 구로구에서 애경그룹의 모태인 비누와 세제 사업을 시작한 지 60여 년 만이다.

신사옥에는 지주사 AK홀딩스를 비롯해 애경산업, AK켐텍, AM플러스자산개발, AK아이에스, 마포애경타운 등 6개 회사가 입주했다.

2018년 7월 준공된 신사옥은 연면적 5만3909㎡(약 1606평) 규모로 판매·업무·숙박·근린시설을 갖춘 복합시설동과 공공업무시설동으로 구성됐다.

애경그룹 업무시설(7~14층) 외에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홀리데이인 스프레스 서울홍대’ 호텔 294실이 여기에 입주했다.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판매시설도 들어섰다.

채형석은 애경그룹이 ‘홍대 시대’에 진입한 2018년을 애경그룹 ‘대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 2004년 11월 17일 채형석 부회장이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애경그룹이 제주지역 항공사업에 참여한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열사별 책임경영 강화
애경그룹은 2017년 8월1일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통해 생활·항공, 화학, 유통·부동산 등 3부문 체제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유통·부동산부문장을 맡았던 채동석 부회장은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생활·항공부문장을 맡았던 안용찬 부회장은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지주사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을 정점으로 하고 채동석 부회장과 안용찬 부회장이 보조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조직개편의 목적은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계열사 사이 소통과 협력을 증진하고 각 대표이사의 책임경영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에 ‘뚝심투자’
채형석은 반대를 무릅쓰고 항공사업을 밀어붙였다. 제주항공 설립 자본금 100억 원을 출자한 데 이어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투입했다.

제주항공은 2006년 6월 첫 취항 이후 5년 내리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초기 투자비가 너무 큰 탓이었다.

2009년에는 더 이상 차입금을 늘리기 어려워 면세점과 제주항공, 둘 가운데 하나는 내려놔야 하는 상황에까지 몰렸다.

채형석은 제주항공을 선택했다. 제주항공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면세점 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12년 2월에는 처남인 안용찬 부회장에게 제주항공 대표이사 겸 경영총괄 CEO를 맡기고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채형석의 선택은 적중했다. 제주항공은 2011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애경그룹의 대표적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았다.

채형석은 2004년 11월 애경그룹의 6개 계열사로 컨소시엄을 꾸려 제주 지역항공사 사업파트너 공모에 신청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2005년 1월 '제주에어'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치고 항공기 도입을 진행했다.

채형석은 지역항공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룹 차원에서 제주도가 지역항공사를 설립한다는 것을 알고 준비했다"며 "할아버지가 제주도 남제주군에서 현감을 지냈고, 부친(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자)도 제주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사업 추진해 사업 다각화
1993년 채형석은 애경그룹의 백화점 사업 진출을 추진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있었던 애경유지 공장이 대전으로 확장 이전하게 되자 비게 된 부지 활용 방안을 고민하다가 유통업 진출을 결심했다.

애경그룹은 구로동에 백화점을 연 데 이어 2003년 수원점을 세웠고, 2007년에는 경기도 분당의 삼성플라자를 인수했다. 하지만 구로점은 2019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폐점됐다.

구로점은 1993년 개장한 애경그룹의 첫 번째 백화점이지만 인근에 경쟁 업체들이 앞다투어 뛰어들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애경그룹은 애경유지공업을 통해 구로점과 인천공항점을 운영했는데 애경유지공업이 수년간 내리 적자를 냈다. 결국 애경그룹은 그룹의 첫 번째 백화점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구로점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S&D는 쇼핑몰인 AK&홍대와 AK&기흥, AK&세종 등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애경그룹은 2015년 12월 AK플라자 분당점의 토지와 건물을 4200억 원에 매각했다.

AKS&D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있던 AK플라자 분당점 건물과 토지, 5개 층의 주차장 건물 등을 ‘KB국민은행 캡스톤사모부동산투자신탁 14호’에 매각했다.

AKS&D는 AK플라자 분당점 매장을 매각 후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AK홀딩스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AK플라자 점포는 분당, 수원, 평택, 원주, 인천공항, 홍대, 기흥, 세종, 광명 총 9개가 운영되고 있다. 애경그룹은 2022년 상반기에 AK플라자 금정점을 신규 출점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이 눈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출점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 2007년 12월5일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왼쪽)과 신현택 예술의전당 사장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문화로 모시기 운동’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협약서를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애경그룹>

채형석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애경그룹의 주력사업인 항공사업과 화장품·생활용품 판매사업을 다시 일으켜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항공사업을 하는 제주항공과 화장품·생활용품사업을 하는 애경산업 둘 다 2020년과 2021년 실적이 부진했다. 제주항공은 2년 연속 3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냈고, 애경산업의 영입이익도 2019년과 비교해 대폭 줄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도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제주항공은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애경산업은 해외수출 확대 등을 통해 실적 부진에서 탈출하려는 시도를 펼치고 있다.

채형석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화학사업과 IT사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채형석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타격을 입은 애경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관련 의혹을 해명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애경산업과 옥시가 피해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거부해 조정이 무산되면서 애경그룹이 2021년부터 내세우고 있는 ESG경영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9년 8월27일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2022년 4월 현재까지도 구체적 보상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 평가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은 뚝심 있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사업을 꾸준히 발굴해 애경그룹의 사업영토를 생활용품에서 항공과 유통 등으로 넓혔다.

2004년 제주도와 함께 제주항공을 만들었다. 항공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제주도가 지역항공사를 설립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6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애경그룹이 항공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반대를 무릅쓰고 항공사업 진출을 밀어붙였다. 제주항공이 201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내는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당시 그룹 내부에서 “주력사업도 아닌데 괜히 항공업에 뛰어들었다.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채형석은 끝까지 밀어붙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채형석의 주도 아래 AK홀딩스 등이 수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했다.

5대에 걸쳐 제주와 맺어온 인연도 항공사업 진출의 중요한 배경이었다. 관직에 있던 고조부가 제주도로 귀양살이하러 오면서 제주도와 첫 인연을 맺었다. 증조부모 묘소도 제주에 있고, 조부는 제주 현감을 지냈다. 아버지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주도 제주에서 태어났다.

제주항공 대표이사 겸 경영총괄 CEO를 지낸 안용찬 부회장은 “다른 기업들이 실적을 이유로 2~3년 만에 최고경영인을 바꾸는데 비해 나는 채형석 부회장 덕분에 7년 넘게 같은 일을 할 수 있었다”며 제주항공을 안착시킨 공로를 채형석에게 넘겼다.

3남1녀 중 맏아들로 10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어머니 장영신 회장을 향한 효심이 깊고 형제 사이 우애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영신 회장은 자서전을 통해 아들 채형석에게 창고로만 쓰이던 서울 영등포 공장 부지를 맡기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보라고 지시하자 ’애경백화점(AK플라자 구로 본점)‘ 설립을 제안했다고 회고했다. 장영신 회장은 “내가 경영을 주도할 때보다 회사는 더 큰 보폭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채형석의 경영 성과를 평가했다.

어머니 장영신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사는 게 행복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도 장영신 회장을 꼽는다.

동생과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경영을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처남과 매부 사이인 안용찬 전 제주항공 부회장과 대학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지금도 단짝 친구처럼 지낸다. 같은 연배인 두 사람은 서로 오랜 경영 파트너이자 조언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2세 경영인답지 않게 겸손하고 소탈하다는 평가가 있다.

채형석이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아직 총괄부회장에 머물고 있다. 큰 욕심이 없다고 전해진다.

동생인 채동석 부회장과 한 집무실을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채형석은 이와 관련해 “나는 새벽같이 사무실에 나와 있고 동생은 느릿느릿 나타나는데 동생이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무실이 매우 소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 사무실에는 돈 쓸 필요가 없다. 사무환경만 조성하면 된다”는 그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저녁에는 식사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술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일찍 퇴근한다. 채형석은 “8시 저녁뉴스를 미처 다 보지 못할 정도로 초저녁 잠이 많다. 저녁을 먹다가도 7시30분 정도가 되면 졸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상대방한테 실례가 될까봐 가급적 저녁식사 약속을 안 한다”고 털어놓았다.

백화점 대표이사 시절 주차장에서 직접 주차 안내에 나서기도 했고, 직원들의 생일 때 손수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임직원들은 물론 외부 인사 누구를 만나든 꼬박꼬박 존댓말을 쓴다.

잠자리에 일찍 들고 새벽 4~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침밥을 꼭 챙겨먹고 업무를 처리한다고 한다. 모든 신문을 샅샅이 읽은 뒤 7시30분에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것도 직원들에게 부담을 줄까봐 출근시간을 늦춘 것이라고 한다.

채형석은 2004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큰 혜택을 받았는데 20평대 아파트에 사는 직원들이 30평대로 이사가려면 주식상장으로 그 과실을 스톡옵션 등을 통해 나눠야 하는 게 아니냐”며 “5년 안에 2~3개 기업을 거래소에 상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솔선수범을 최우선 덕목으로 꼽을 만큼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조용하고 침착한 편으로 알려졌다.

종교는 천주교로 결혼식도 명동성당에서 올렸다.

사건사고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2008년 5월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군인공제회, 모건스탠리와 공동출자해 1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개발회사 ‘AMM자산개발’을 설립한다고 밝히고 있다. <애경그룹>

△가습기살균제 사건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애경산업은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애경산업이 2022년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피해조정 최종안을 옥시와 함께 거부해 조정안이 무산되면서 애경산업을 향한 사회적 비판의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1997년부터 2016년 3월까지 재직한 애경산업 대표이사를 업무과실,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2016년 8월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고발 대상에는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애경산업은 유해성 논란이 일어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을 주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2001년부터 판매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가운데 사망자가 39명에 이르렀다.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8월 ‘판단 불가’에 해당하는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리면서 공정위가 애경산업을 봐주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공정위는 2018년 2월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재조사하고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이마트에 억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애경산업 법인과 함께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 김창근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2018년 4월 애경산업 등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의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판단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이 2011년 9월 가습기살균제 관련 제품을 회수했기 때문에 표시광고법의 공소시효 5년이 이미 지나갔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관련 제품이 2013년까지 판매됐다는 기록을 확보해 공소시효 연장을 시도했지만 검찰은 회수 조치에도 제품이 판매된 데 대한 기업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CMIT와 MIT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를 중지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2018년 11월 CMIT와 MIT의 유해성과 관련된 자료들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2018년 11월27일 애경산업을 다시 한 번 고발했다. 검찰은 2019년 1월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2020년 12월8일 결심공판에서 안 전 부회장과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에게 각각 금고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2021년 1월12일 안 전 부회장과 홍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의 다른 임직원들 모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시 항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애경 등이 가습기메이트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안전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데도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며 “1심 법원의 판결들에 모두 항소를 제기해 피해에 상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항소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들은 무죄 판결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자 가족들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기업책임배·보상 추진위원회는 2021년 2월20일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애경산업 본사까지 행진했다.

추진위원회는 “가해 기업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문을 사법부가 만들어 준 건지, 아니면 그 기업들이 사법부와 결탁해 탈출구를 만들었는지 의심스럽다”며 “가해 기업들이 진정한 책임인정, 사과, 배·보상을 하는 날까지 주저앉지 않고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1년 5월18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 준비기일에서 “동물실험과 역학조사, 전문가 증언 등에 비춰볼 때 가습기살균제가 폐질환과 천식의 원인물질이라는 점이 입증된다”며 “1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2021년 10월6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단체와 제조·유통 기업들 사이에서 조정을 진행할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조정위원장에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추천됐고, 조정위원에는 김학린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 문영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병환 전 국무조정실 제1차장, 황정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등이 위촉됐다.

조정위원회는 2022년 3월29일 피해조정 최종안을 만들어 피해자 단체 등에 전달했다. 최종안이 제시한 초고도 피해자(폐 이식 필요) 지원액은 8392만 원(84세 이상)에서 5억3522만 원(1세)까지다.

하지만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야 하는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정안이 무산됐다.

피해자 단체는 즉각 규탄 성명을 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피해자, 유족들은 2022년 4월6일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 동안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들을 괴롭힌 옥시와 애경은 또다시 무책임한 살인기업 면모를 내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옥시와 애경산업은 2022년 4월13일 조정위 활동 연장 합의에도 불참했다. 두 기업을 제외하고 조정안에 동의한 7개 기업(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GS리테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쇼핑, LG생활건강)은 논의에 참여했거나 결정되는 대로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해자 단체들은 2기 피해조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2년 4월18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 ‘빅팀스’는 입장문을 통해 “조정금액의 60%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옥시와 애경산업이 동의하지 않아 조정안의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와 피해자, 기업 모두가 참여하는 2기 조정위를 구성하고 국가가 직접 책임 인정과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 명의 빌딩을 그룹 계열사에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도했다는 의혹
채형석은 2018년 개인 명의 빌딩을 그룹 계열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변 시세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에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와 주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배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채형석은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서울 구로동 소재 애경빌딩을 애경그룹 계열사 AK케미칼에 2018년 5월 매각했다.

애경그룹은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문제를 해소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빌딩 거래가격은 138억62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며 대지면적 3.3㎡당 매각가격은 약 5천만 원으로 추산된다.

빌딩은 지상 10층, 지하 3층 구조로 돼 있다. 연면적 6344.38㎡, 대지면적 916.9㎡ 규모로 AK케미칼 본사로 이용돼 왔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 및 애경그룹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주변 시세에 비해 다소 높게 거래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면적이 비슷한 주변 빌딩의 거래가격이 대지면적 3.3㎡당 3600만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다소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것이다.

이 논란과 관련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해당 애경빌딩은 시세에 근거한 거래가격으로 책정됐다”고 말했다.

△횡령으로 집행유예
채형석은 2008년 12월 회사자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회사공금 20억 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채형석은 2009년 4월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2010년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장영신 회장(앞줄 가운데)이 2005년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 뒷줄의 남성 4명은 왼쪽부터 차례로 장남 채형석 부회장, 3남 채승석 사장, 차남 채동석 부회장, 사위 안용찬 부회장.

1985년 애경산업 감사로 애경그룹에 입사했다.

1986년 애경유지공업과 애경백화점 대표이사를 맡았다.

1995년 수원애경역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1999년 평택애경역사 대표이사에 올랐다.

2000년 AK면세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2000년 애경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2002년 1월 애경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2006년 말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그룹 최고경영자에 취임했다.

2012년 AK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 학력

1983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주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과 채승석 애경개발 대표이사 사장이 동생이다.

안용찬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은 채형석의 매제다.

홍미경 AK플라자 문화아카데미 고문과 1남2녀를 두고 있다.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당시 같은 학교 미술교육과 여학생인 홍 고문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친구로부터 홍 고문을 소개받아 교제 1년 만에 결혼했다. 홍 고문의 아버지는 인천교대 음대 교수를 지낸 음악가다.

장녀 채문선은 미국 맨해튼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애경산업에서 근무했다. 채문선은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과 2013년 결혼했다.

둘째 딸 채수연은 미국 코넬대를 나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외손자인 선동욱과 결혼했다.

◆ 상훈

◆ 기타

2021년 12월31일 기준 AK홀딩스 주식 188만8251주(14.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22년 4월20일 종가 기준으로 436억1860만 원어치다.

애경유화 2천 주(0.01%), AK&MN바이오팜 3만8500주(0.42%), AK켐텍 46만 주(2.72%) AKS&D 23만8844주(0.55%), AKIS 264만3095주(50.33%), 애경개발 2만5021주(31.28%), 에이텍 1만8630주(28.66%) 등 계열사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AK홀딩스에서 급여 11억 원, 상여 4억7700만 원, 기타근로소득 1200만 원을 합쳐 모두 15억89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어록
[Who Is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겸 AK홀딩스 대표이사

▲ 2008년 10월21일 한국외국어대 국제관에서 열린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흉상 제막식. 사진 왼쪽부터 이명호 외대 부총장, 박철 총장,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한 해로 삼겠다. 새로운 홍대시대를 열어 젊은 공간에서 ‘퀀텀점프’를 할 것이다. 쾌적하고 효율적인 근무환경에서 임직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치길 기대한다.” (2018/01/14, 서울 홍대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밝히며)

"메르스 때문에 제주항공뿐 아니라 항공업계가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번 기회에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 공격적 경영으로 국내 후발 LCC들과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국내 항공업계 '빅3'로 도약하는 동시에 동북아시아 대표 LCC로 자리매김하도록 하자." (2015/06,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이사 및 고위 임원들과 가진 회의에서)

“제 아무리 뛰어난 지력과 감성을 갖춰도 힘든 시간 없이 그냥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성공을 위해서 어둡고 긴 터널을 견딜 수 있는 ‘지구력’이 중요한 것 같다.” (2007/11/18,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제주항공의 탄생은 경쟁을 심화시킨다기보다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고 보는 게 맞다. 기존 항공사들이 제주항공을 경쟁상대로 봐 초기부터 ‘죽어봐라’는 식으로 값 내리기를 하면 서로 손해를 보게 된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쪽으로 봐야 한다.”

“애경이 좋은 회사로 영속하길 바라지만, 언제까지 채씨 집안만의 회사로 이어질 수 있겠나. 본인이 원한다 해도 능력을 인정받는 경영인으로 성장한다면 모를까 이 자리를 그대로 물려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오래전부터 유럽과 미국 저가 항공사들의 성공사례를 눈여겨 봐왔다. 나라가 비좁기는 해도 이런 항공사 하나쯤 생길 것으로 봤고, 생긴다면 제주를 기반으로 할 것으로 생각했다.” (2006/05/11, 매체 인터뷰에서)

“제주도민으로부터 얼마나 사랑받는가가 지역항공사의 시발점이다. 가급적이면 허가를 빨리 받아내 최대한 빨리 취항하도록 노력하겠다. 제주지역 항공사가 실패하면 민항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반드시 성공하도록 하겠다.” (2004/11/07, 제주도가 추진하는 제주지역항공사 사업 파트너로 선정된 뒤 한겨레 인터뷰에서)

“백화점이 물건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쇼핑은 물론 생활 서비스와 레저, 건강, 교육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종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2001/12/06, 매체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