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과 최경환의 ‘읍소'에 진정성 담겼나  
▲ 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권선대위원장을 비롯한 4.13 총선 대구 지역 후보자 전원이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에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대해 대구 지역 유권자들에게 무릎 끊고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이 읍소 전략을 들고 나왔다.

20대 총선 대구 지역에 출마한 ‘진박 후보’들이 6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단체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들은 ‘막장 공천’ '옥쇄 파동' 등으로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끼친 데 대해 사죄의 뜻에서 무릎을 꿇고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대구를 포함한 영남권은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이다.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 후보 등 무소속과 야권 바람이 이곳을 강타하며 생각지도 못했던 ‘낙선의 공포’가 현실화되자 체면도 잊은 채 ‘살려 달라’며 길바닥에 납작 엎드린 것이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아이고, 왜 이러십니까”하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공원에서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들 중에는 “급하니까 저런다” “도대체 뭘 반성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다.

김무성 대표도 '읍소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강서구 화곡역에서 열린 구상찬(강서갑) 후보 출근길 유세에서 “이번 공천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국민 여러분께 너무 많은 실망을 끼쳐드린 점 저희들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새누리당은 앞으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한번만 용서해주시기 바란다”며 “지금까지보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한없이 낮은 자세로 국민 여러분을 섬기며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속담이 있듯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사람은 어떠한 짓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성을 하든 사죄를 하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든 전제돼야 할 조건이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김 대표는 이날 고개를 조아렸지만 얼굴에는 웃음기를 머금고 있었다.

대구의 진박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박 좌장’ 최경환 후보가 땅에 손을 대고 엎드리자 옆의 한 후보는 그저 어색한 듯 계면쩍은 웃음만 짓고 있었다.

이 때문에 과연 진성성이 있느냐 하는 의문이 절로 나온다. ‘우리가 이 정도까지 무릎꿇고 엎드리는데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표를 주지 않겠어’하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는지 모르겠다.

새누리당의 ‘읍소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은 ‘읍소 카드’를 동원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로 선거전 판세가 여당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6월1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결의대회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세월호 침몰 등에 대해 사죄의 큰 절을 올렸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사건 발생 2년이 다 돼 가는 지금도 여전히 명쾌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2주기(4월 16일)를 앞두고 경기도 안산지역의 총선 후보자들은 6일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정부합동분향소 앞에 모여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성역 없는 진상규명, 안전사회 만들기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썼다.

이 자리에 새누리당 후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