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애플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을 공급해 수혜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퀄컴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위탁받아 생산한다.

  삼성전자 애플 소니, 이익 위해 적과 동침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애플과 경쟁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익을 위해 적과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단면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니가 애플의 아이폰6과 삼성전자의 갤럭시S6의 판매량 증가에 부품공급을 통해 수혜를 보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소니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시리즈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맞서고 있다. 소니는 엑스페리아의 계속된 실패에도 6월 최신작인 Z4를 내놓으며 스마트폰사업에 재도전하고 있다.

소니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카메라의 핵심부품인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이미지센서 품질은 스마트폰 고성능 카메라에서 화소수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소니는 디지털카메라사업의 선두주자로 이미지센서 생산능력에서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폰에도 소니의 이미지센서 부품을 계속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즈오 히라이 소니 CEO는 올해 초 “경쟁사의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우수한 부품을 공급하는 것도 혁신의 일부”라고 말했다.

카즈오 히라이는 스마트폰 이미지센서의 수요증가에 따라 생산설비에 3억7500만 달러를 더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니가 이미지센서의 높은 수익성 때문에 스마트폰 경쟁에서 유리해지는 것을 뒤로 하고 협력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공급으로 스마트폰 한 대당 20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 소니는 아이폰6과 갤럭시S6의 판매량 증가로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30일 지난해 8조2185억 엔의 매출과 685억 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260%나 늘었다.  그러나 소니는 지난해 순손실 1259억 엔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갔다.

데미안 톤 맥쿼리증권 연구원은 이날 “소니는 구조조정 효과와 스마트폰 부품사업 호조로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4천억 엔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애플 소니, 이익 위해 적과 동침  
▲ 카즈오 히라이 소니 CEO
삼성전자도 경쟁사인 애플, 퀄컴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5일 정재계 인사 모임인 삼극위원회에 참석해 “삼성은 애플의 최대 고객이고 애플은 삼성의 최대 고객”이라며 “경쟁에 너무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잇따른 협력에 나서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고 해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과 퀄컴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위탁해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 후속 제품에 탑재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9의 70%정도를 위탁해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판매량이 높은 아이폰에 협력하는 이득이 크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차기 AP ‘스냅드래곤820’도 위탁해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사업에 집중하며 모바일 AP시장에서 퀄컴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부품시장에서 경쟁사와 협력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